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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내년 첫 여성대통령 탄생 유력

김신우 기자 입력 09.07.2023 11:27 AM 조회 2,372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남성주의적 '마초 문화'가 지배하는 멕시코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멕시코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 MORENA는 오늘 (6일) 좌파 계열 노동당 및 녹색당과 함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개념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여성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셰인바움 전 시장이 곧바로 대선 후보로 선출된 건 아니다.

다만, 그는 당내 합의에 따라 '4차 변혁 위원장'에 오른 뒤 향후 전당대회를 거쳐 후보로 공식 추대된다.

4T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아우르는 용어로, '4T 위원장'은 현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총괄하는 후계자가 되는 셈이다.

셰인바움 전 시장은 유대계 혈통의 과학자 집안 출신으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공부했다. 부모와 동생은 화학, 생물학, 물리학 등을 전공했다.

현지 언론에서 셰인바움 전 시장을 설명할 때는 '첫 여성'이라는 라벨이 자주 붙는다.

멕시코 최고 명문인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1995년 에너지공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학위를 받은 첫 여성이자, 2018년 멕시코시티 수장에 오른 첫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후견인은 현 멕시코 대통령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이던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시 환경부 장관을 지내며 이름을 알린 데 이어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다.

셰인바움 전 시장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이어받는 한편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치안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경선 결과로 내년 6월 2일 예정된 멕시코 대선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후보 간 대진표가 꾸려질 것이 유력해졌다.

앞서 멕시코 우파 계열 정당 연합세력인 '광역전선'도 여성인 소치틀 갈베스 상원 의원을 후보로 지명했다.

군소 정당이 더 있지만, 당 지지율을 고려하면 두 거대 정당 연합 중에서 차기 대통령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여당 측 대선 후보가 야당 측보다 더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년 단임제여서 재출마할 수 없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지지도가 60%대로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모레나 당내 경쟁이 대선 본선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남성 중심적 문화가 강한 멕시코에서는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여성 대통령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

한편, 이번 여당 여론조사에서 셰인바움 전 시장에 밀린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교부 장관은 "불행히도 여론 조사 과정에서 광범위한 '사건'이 있었다"는 취지의 부정 의혹을 제기해 불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결과 발표 행사에도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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