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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자, 왜 북한으로 향하나?

박세나 기자 입력 08.25.2023 11:08 AM 수정 08.25.2023 11:17 AM 조회 4,803
로위 인스티튜트 '트래비스 킹 사건' 조명
월북자, 사람들은 왜 억압과 통제의 북한으로 향할까?

지난 23일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 인스티튜트(Lowy Institute)는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Travis T. King) 이등병 월북 사건을 조명했다.

킹은 남한의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석방된 뒤 판문점 관광을 떠나 지난달(7월) 18일 상부의 승인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고 자발적으로 월북했다.

북한 언론 KCNA에 따르면 킹은 비인간적 학대와 인종차별에 반감을 갖고 북한이나 제3국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KCNA의 주장을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월북한 미군 병사는 킹뿐만이 아니다.

지난 1962년 미군 병사 제임스 조셉 드레스녹(James Joseph Dresnok), 1965년 찰스 로버트 젠킨스(Charles Robert Jenkins), 1982년 조셉 T. 화이트(Joseph T. White) 역시 북한으로 떠났다.

남한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월북자보다 탈북자수가 많은 상황이다.

올해까지 약 3만4천여 명 북한 주민이 탈북했고, 이 중 29명 만이 북한으로 다시 월북했다.

탈북자 중 일부는 북한으로 되돌아갔지만, 이는 대다수 탈북자가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일부 탈북자는 남한의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 직장을 찾고,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실제로 지난해(2022년)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자료에 따르면 탈북자의 소득은 남한 근로자 평균소득의 74.4% 수준이다.

동시에 탈북자는 남한에서 종종 차별의 대상이 된다.

지난 2017년 NK노스의 조사에 따르면 남한의 탈북자들은 경제(16%), 교육(14.4%), 종교(12.2%)에 따른 불평등을 경험했다.

대다수 남한 주민은 탈북자를 문화적 타인(cultural other)으로 여기며, 일반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북한 주민은 남한 주민과 같은 역사, 언어, 인종과 전통을 공유하고 있어도, 남한에 입국하는 순간 ‘외딴 섬에 외톨이가 된 기분’이라고 토로한다.

이로 인해 일부 탈북자는 북한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지난해 NKDB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 18.8%는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 봤다고 답했다.

또 같은 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설문에 따르면 탈북자 18.5%는 남한으로 온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가족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 남한 사회 부적응, 차별 대우 등 다양하다.

또 탈북자 중엔 ‘남한은 부와 기회의 땅’이라는 브로커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온 사례도 있고, 여기엔 탈북자 김련희(48)와 권철남(44) 등이 포함된다.

지금껏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이 29명이라곤 하지만, 실제 수는 더 높을 수 있다.

이는 2017년 기준 행방을 알 수 없는 탈북자가 90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탈북자가 자발적으로 북한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심각한 부채로 가족이 위험에 처해 돌아가고, 나머지는 북한 당국에 의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으로 돌아가는 탈북자에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부는 수용소에 수감되고, 사상 재교육을 받으며, 대외선전을 위해 활용된다.

이러한 방법은 다른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북한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하나재단의 설문에 따르면 대다수 탈북자는 북한을 떠나기로 한 결심과 남한에서의 새로운 삶에 만족한다는 분석이다.

남한의 윤석열 정부는 “탈북자들이 자립해 미래 통일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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