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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소통 창구 리처드슨 전 유엔대사 별세

박세나 기자 입력 09.04.2023 01:56 PM 수정 09.04.2023 01:58 PM 조회 2,305
수차례 방북해 북핵 문제 논의·억류 미국인 석방 교섭
에너지장관·하원의원·주지사 역임
북핵 문제 해결과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대북 전문가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별세했다. 향년 75세.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리처드슨센터는 오늘(2일)​ "리처드슨 전 대사가 전날(1일) 매사추세츠주 채텀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뉴멕시코주에서 연방하원의원과 주지사 등을 지냈고, 재임 기간과 더불어 퇴임 후에도 북한, 쿠바, 이라크, 수단 등 적성국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한 활동해왔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여러 차례 방북하기도 하며 한국에서도 잘 알려졌다.

유엔대사와 에너지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 측 인사들과 자주 접촉하며 관계를 맺어온 리처드슨은 정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북핵 문제 등에서 북한과 비공식 대화 창구 역할을 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한 2003년 1월 뉴멕시코 주지사였던 자신을 찾아온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차석대사를 만나 핵 문제를 논의했다.

2007년 4월에 북한을 방문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 6구 송환 약속을 받아냈으며, 민간인이었던 2013년 1월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북한을 찾아 핵실험 유예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석방을 요청했다. 

2019년에는 북한을 상대로 비공식 외교를 활발하게 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는 등 해외 억류 미국인 석방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후보로 5번이나 추천을 받았다.

그는 하원의원(1982∼1996년)에 이어 유엔 주재 미국대사(1997∼1998년)를 지냈으며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1998∼2000년)을 역임했다.

뉴멕시코 주지사(2003∼2011년)였던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중도 사퇴하고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다.

정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자신이 설립한 리처드슨센터에서 미국인 석방 활동을 이어갔다.

러시아가 작년 12월 미국 여자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미국에 구금된 자국 무기상과 맞교환하도록 설득하는 데 역할을 했으며, 올해 1월에는 미 정부와 협력해 러시아에 구금된 미 해군 출신 테일러 더들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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