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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총기난사 생존자 "볼링핀 뒷편 머신 안에 숨었다"/올해 들어 565번째 총기난사

박현경 기자 입력 10.26.2023 10:14 AM 수정 10.26.2023 10:42 AM 조회 6,937
*어제(26일) 메인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당했다고 당국은 방금 전 끝난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어제 사건은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565번째 총기난사 사건입니다.

박현경 기자!

1. 어제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끔찍했던 상황이 전해지고 있죠?

네, 총기난사 현장은 어디라도 그렇겠습니다만, 어제는 특히 아이들이 많았던 곳에서 총격이 벌어져 가족들끼리 무섭고 참혹했던 상황을 경험한 스토리가 오늘 아침 속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어제 사건은 메인주 루이스턴 지역 볼링장과 식당에서 각각 벌어졌죠.

그런데 이 볼링장에서는 어제 ‘어린이, 청소년들 밤’ 행사가 열리고 있었던 중 총격이 일어났습니다.

볼링장 주인은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100~150명 정도가 볼링장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상당한 인파가 몰려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 갑자기 총격이 일어나니까 사람들은 벤치 뒤에 숨고, 테이블 아래로 재빨리 숨었구요.

심지어는 볼링공 굴려서 볼링핀 맞추는 그 레인에 뒷편 머신, 기계 안으로 몸을 숨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2.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버린 현장에서 악몽의 시간이 이어진 것이겠죠?

네, 몇몇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면요.

라일리 듀몬트란 여성은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은퇴한 경찰인 자신의 아버지가 먼저 총성을 듣고 자신들을 코너 쪽으로 몰아넣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테이블과 커다란 벤치를 갖다놓으며 아이들이 그 뒤로 숨을 수 있도록 했다고 당시 급박했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은 딸아이 위에 누워있었구요.

그녀의 어머니가 자기 위에 누워있었다며 작은 공간에 서로 몸을 숨기고, 보호하고 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런 시간은 마치 평생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흐느껴 우는 것만 기억이 난다고 했습니다.



3. 그런가하면 총성을 듣고도 그게 총격소리로 생각하지 못한 경우도 있죠?

네, 브랜든이란 남성은 처음에 큰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풍선이 터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문을 등지고 서있었는데 돌아보니 풍선이 아니었고, 한 남성이 무기를 들고 서있었다고 합니다.

곧장 볼링 레인으로 달려가 볼링핀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그 머신 위로 기어올라 갔습니다.

그리고는 그 기계 맨 꼭대기에서 경찰이 올 때까지 약 10분간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4. 그런 상황이 닥치면, 무엇을 제대로 생각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네, 또다른 생존자인 메건 허치슨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너무 무서웠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저 바리케이드를 치고 다른 부모와 함께 그 공간에 있었다 하구요.

함께 있던 부모 중 여성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911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조 리브스크는 총탄에 스치는 부상을 입었는데요.

자신이 총에 맞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당시 내가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경찰이 올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야말로 덜덜 떨면서 살아서 나갈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 뿐이었습니다.



5. 그런데 문제는 용의자가 아직도 붙잡히지 않았다는 점이죠?

네, 사건이 동부시간으로 어제 저녁 7시쯤, LA시간으로 오후 4시쯤 발생했으니까 지금 사건 발생 17시간 넘게 지났는데도 용의자는 검거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연방수사국 FBI,  미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등 연방 요원들까지 용의자 수색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어젯밤 루이스턴 동쪽 리스본 한 선착장에서 용의자 소유의 SUV 차량이 발견되긴 했지만 당국은 아직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루이스턴 일대 학교들은 일제히 휴교에 들어갔구요.

지역 자영업자들은 경찰 권고에 따라 비즈니스를 임시 폐쇄했습니다.  



6. 그런데 용의자가 검거되기 까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네, 당국은 루이스턴 일대를 봉쇄하고 검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만 용의자 도주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메인주 지리 특성상 그러한데요.

메인주는 80% 이상이 삼림지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루이스턴 경계 쪽 습지에 있는 한 보호 구역만 100에이커가 넘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용의자가 주변 지리를 꿰고 있다면 수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7. 용의자에 관해 나온 정보도 정리해보죠?

용의자는 올해 40살 로버트 카드로 훈련받은 총기 강사에 이 지역 예비군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메인주 정부 기관인 정보 분석 센터(MIAC)는  로버트 카드가 최근 환청을 듣고  메인주 방위군 기지에서 총격을 벌일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정신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로버트 카드는 올 여름에는 2주 동안 정신 병원에 강제로 입원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 정확한 범행동기는 용의자 검거가 이뤄진 뒤에야 나오겠습니다만, 아무리 총기난사 사건이 많이 난다 해도, 발생할 때 마다 충격적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총기난사가 565건 발생했습니다.

총기폭력기록보관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어제 사건까지 포함해서 모두 565건에 달합니다.

여기서 총기난사라고 하면 범인을 제외하고 총격 피해자들이 4명 이상인 경우입니다.

이를 수많은 총격사건 중에서도 연방수사국, FBI는 단순 총격과 구별해 총기난사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9. 올해 들어서만 565건, 이렇게 들어도 엄청난 수치인데, 더 피부로 와닿는 수치가 있다구요?

네, 과거에 카이저 가족 재단으로 알려졌던 비영리재단 KFF가   올해 실시한 총기난사 관련한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총기에 의해서 살해된 가족이 있는 경우가 미국의 성인들 중 거의 5명 중 1명 꼴로 나타났습니다.

이 총기에 의해서 살해된 가족에는 살인 피해와 자살한 경우 등이 모두 포함된 겁니다.

또 총기로 위협을 받은 개인적 경험도   미 성인들 5명 중에 1명 정도가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총격으로 인한 부상을 목격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평균적으로 미 성인 6명 중 1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 결국 이번에 총기 규제 강화법 얘기가 또 나오겠군요?

네, 안그래도 이미 또 나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공격소총 그리고 대용량 탄창 판매를 금지해줄 것을 재차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성명을 내고 "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현재 너무 많은 미국민의 가족이 총기 폭력으로 사망하거나 부상했다"면서 "이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11.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총기 규제를 언급했습니까?

네, 크게 네가지인데요.

우선,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겁니다.

앞서 연방 의회는 지난해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와 뉴욕주 버펄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30년 만에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처리했구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서명해 공포했는데요.

하지만 이 법률에는 바이든 대통령 등이 요구한 공격소총과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등 내용은 빠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또 이를 언급한 것이구요.

이 밖에 총기 구입을 위해 보편적인 신원조회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안전한 총기 보관함을 의무화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면책 조항 폐지 등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이 이번 사건으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미국 국민에게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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