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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국 원작 넷플 "삼체" 흥행에 관심…홍위병 장면엔 "깜짝"

연합뉴스 입력 03.26.2024 09:00 AM 조회 998
中작가 동명소설 각색…서비스 막힌 중국인들 해적판 구해 시청
"중국 문화 콘텐츠 글로벌화" vs "중국 비하하고 원작 못살려"
서점에 전시된 중국 SF 소설 '삼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인 작가 소설이 원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3 Body Problem)가 큰 인기를 끌자 중국 내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자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인에게 어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중국인도 있지만, 드라마가 중국을 비하하고 원작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중국 내에서 제기된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공상과학(SF) 시리즈 '삼체'는 중국 작가 류츠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류츠신은 이 작품으로 SF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과 로커스상을 아시아 최초로 받았다.

400년 후로 예정된 외계인의 침공과 이를 막기 위한 과학자들의 투쟁이 뼈대다.

재임 중 책을 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미 의회와 갈등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극찬했다.

제작진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카메오 출연을 제안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제로 외국인이 침공하면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서"라는 농담과 함께 거절했다는 일화도 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팀이 제작한 드라마는 시청률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25일(현지시간) 기준 TV 부문 1위에 올랐다.

중국 현지에서도 관영 환구시보와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관련 기사를 낼 정도로 관심이 대단하다.

다만, 중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아 중국인들은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시청하거나 해적판을 구해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인 시청자들은 자국산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고무된 모습이다.

중국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불편하게 느끼는 중국인도 적지 않다. 애국주의 성향 세대를 중심으로 중국을 나쁘게 묘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문화대혁명 때 저명 과학자가 딸을 포함한 군중이 보는 앞에서 홍위병들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드라마 도입부는 중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이용자는 "첫 장면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면서 "예상은 했지만, 화들짝 놀랐다"는 감상평을 적었다.

류츠신은 2019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당초 소설도 이 장면으로 시작하려 했지만, 출판사가 검열을 우려해 내레이션 속에 묻었다고 털어놨다.



중국 SF 소설 '삼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원작과 비교해 우주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오한 개념을 단순한 시각적 스펙터클로 조잡하게 변형해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할리우드 스토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영화 평론사 시웬쉐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드라마가 원작 세계관의 틀을 차용했지만, 우주론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에서 방송된 텐센트 판을 뒤늦게 찾기 시작한 중국인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넷플릭스 판이 원작을 미리 읽지 않아도 이해가 쉽고 서구 이데올로기 영향을 받긴 했지만, 중국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중국 내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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