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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홍경 "감독님께 A4 두 장짜리 캐릭터 분석 보냈죠"

연합뉴스 입력 03.26.2024 08:59 AM 조회 610
온라인 여론 조작팀 멤버 연기…"20대에 좋은 작품 남겨 뿌듯"
'댓글부대' 배우 홍경 [매니지먼트mm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달 27일 개봉하는 안국진 감독의 신작 '댓글부대'에서 배우 홍경(28)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라인 여론 조작을 하는 댓글부대 '팀알렙'의 멤버 '팹택' 역을 맡았다.

팀알렙 구성원은 '찡뻤킹'(김성철 분), '찻탓캇'(김동휘), 팹택 등 세 명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 걸 보여주듯 이름 대신 온라인 아이디로 불린다.

이들은 처음엔 장난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댓글을 달다가 여론을 움직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점점 범죄에 빠져든다. 특히 팹택은 돈에 눈이 멀어 온라인 여론 조작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동료들과도 부딪친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홍경은 팹택을 두고 "많이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자기 존재를 어딘가에서 인정받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영화 '결백'(2020)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청년을 연기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홍경은 진지한 배우다.

그는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분석하면서 팹택이라는 캐릭터를 깊이 파고들었다.

"이 친구(팹택)를 어떻게 하면 살아 있는 캐릭터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죠.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에서 어떤 캐릭터인지 생각한 걸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정리해 감독님께 보내드리기도 했어요."

팹택과 팀알렙 멤버들의 관계에 관해서도 안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세 명 모두 각자 주관이 뚜렷하고 서로 다른 면이 있어서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고, 그런 부딪침과 균열이 있어야 이야기가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봤고, 감독님께 그렇게 말씀드렸죠."



'댓글부대'의 홍경(가운데)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부대'는 신문사 사회부 기자인 주인공 상진(손석구)이 제보를 토대로 팀알렙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상진과 팹택이 동시에 나오는 장면은 없어 김동휘는 손석구와 직접 호흡을 맞추진 못했다.

"손석구 선배님이 안 감독님과 함께 앞에서 ('댓글부대'라는) 배를 끌어 나가고, 저는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따라간 거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언젠가 서로 호흡을 맞출 기회가 온다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그는 손석구에게 자기가 '팬보이'(fanboy)라고 고백했다며 촬영 현장에서 기회가 날 때마다 궁금한 걸 묻기도 하면서 연기에 관해 많이 배웠다고 회고했다.

안 감독과 작업을 함께한 것도 값진 경험이었다.

"저는 눈앞에 있는 나무를 보지만, 감독님은 큰 숲을 보잖아요. 감독님이 '이쪽으로 뛰어 봐'라고 (연출 지시를) 하면 저는 '에라 모르겠다, 뛰어 보자'라면서 따라갔죠. 그러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게 펼쳐지면서 '아, 이게 영화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이 있었어요."

홍경은 그렇게 만들어진 '댓글부대'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 영화는 내러티브(서사)와 미장센 두 가지를 다 잡은 작품 같아요. 저도 '20대에 의미 있는 작품을 남기게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해요."



'댓글부대'의 홍경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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