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장애와 표준

글쓴이: 칼럼관리자  |  등록일: 08.22.2010 22:26:14  |  조회수: 1119

저는 감동을 주는 대학원 학생을 한 사람 만났습니다.  저는 남가주에 있는 한 공군기지 안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매주 1회 강의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160개 장소에서 강의를 하는 이 대학은 본교를 미조리주 센이트 루이스에 둔 대학교입니다. 물론 미국 내외의 군기지에서  상근 직원을 두고 군 복무중인 군인들에게 대학과 대학원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입니다. 미국에서는 여러 대학이 국방부와 연대관계를 맺고 군복무로 인하여 학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에서는  기지 내에서 강의의 편리를 제공하는 대학교에게 무상으로 사무실을 제공해주고 대학교에서는 기지 내에서 학업을 이수하는 군인들에게 약 30%의 수업료를 감해줍니다. 미국은 모두 지원병 제도이지만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군복무를 피하려는 유혹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에게 감동을 준 학생은30대 초반의 남학생이었습니다. 아마도 군복무 중에 청각을 잃어버린 학생인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학교 측에서 저에게 미리 설명해준대로 그 학생은 두 사람의 속기 타자수를  대동하고 교실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청각장애자이기 때문에 입술 움직임으로 교수의 강의를 짐작한다고 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속기 타자수는 교수의 강의를 모두 속기로 타자하여 그에게 재공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강의를 하는 동안 뒷편 구석에 자리를 잡은 속기 타자수는 쉬지 않고 컴퓨터의 자판을 두둘기고 있었습니다. 장애 학생 자신은 맨 앞 자리에 자리에 잡고 강의하는 제 얼굴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입술의 움직임을 보고 제 말을 이해하려는 비상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속기 타자수의 임금도 정부가 지급한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그는 아마도 전쟁터에서 청각을 잃은 군인이었음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런 장애를 무릅쓰고  군 기지 내에서 석사과정의 힘든 과정을 열심히 이수하는 그 학생은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 장애학생을 보면서 미국에 이민을 온 우리 동포들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든 이민자들은 일종의 장애자들입니다. 아무래도 언어도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보다 잘 할 수 없고 문화적인 적응에 있어서나   사회적인 편견을 완전히 탈피했다고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운영하면서 장애를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학생처럼 우리 이민 동포들도 장애를 극복하면서 미국사회에서 자랑스러운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고 있는 것이 새삼스럽게 자랑스러웠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무수합니다. 헬렌 켈러 여사나 맹인 가수 레이 찰즈 (Ray Charles), 휠체어에 실려 다니는 영국의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 등은 잘 알려진 유명인사들입니다. 한편 유명인사 중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장애를 극복한 예도 적지 않습니다.  애브라함 링컨 전 대통령은 문맹의 아버지를 두었고 일찍이 모친과 사별했습니다. 단칸 방에서 성장하면서 가난과 싸웠고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는 장애를 극복했습니다. 로널도 레이건 대통령도 알코홀 중독자의 아바지를 두고  가난한  소년기를 보냈습니다. 그는 정육점의 청소를 맡고 고기를 써는 톱니사이에 묻은  고기 부스러기를 긁어 모아 집으로 가져 가서 가족과 나눠 먹어야 했습니다.

 신약 성격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쓴 바울 사도가 장애인이었음을 음미해 봄 직합니다. 그가 추남이었음은 알려져 있지만 그가 신체적인 장애를 갖고 있었음은 별로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무슨 장애를 가졌었는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극심한 장애를 가졌음을 고린도 후서에서 기록했습니다.
 
“…..나를 자고하지 않게 (분수에 넘게 우쭐하지 않도록)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를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고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것이 내게서 떠나기 위하여 내가 세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내게 이르시기를 네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고후 12장 7-8) 라고 기록했습니다. 그의 육체에 가시가 있었다는 말은 모종의 장애가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그래도 그는 그런 장애가 오히려 그를 강하게 했다고 해서 장애를 오히려 기뻐했습니다.

 고국에서 거부의 집안에서 자살이 자주 있었습니다. 재산이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의 표준은 뭐입니까? 표준키, 표준 재산, 표준미모, 표준 학식 등등 다  큰 의미도 정확한 정의도 없습니다. 주어진 여건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 올바른 생활 태도이라는 점을 저는 장애 학생을 가르치면서 다시 깨달았습니다. (끝)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전체: 182 건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