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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파이들 침투·암약 "기승"에…유럽 안보당국 경계령

연합뉴스 입력 04.30.2024 09:11 AM 조회 67
독일 베를린의 중국 대사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이 스파이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에 대한 유럽 안보당국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최근 영국과 독일이 발표한 중국 스파이 사건을 중국의 첩보 활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영국 검찰은 지난 22일 중국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전직 의회 연구관 크리스토퍼 캐시(29)와 크리스토퍼 베리(32) 등 2명을 기소하기로 했다.

독일 검찰도 같은 날 방위산업 기술을 중국 정보기관에 빼돌린 혐의로 독일 국적자 3명을 체포됐다.

이 두 사건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정치적 영향력을 만들고 중국에 대한 유럽인의 태도를 형성하려는 '영향력 공작'을 강화하는 중국 첩보 당국의 움직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 정책 입안자들이 러시아와 전략적 관계를 구축한 중국을 더는 경제적 기회의 원천으로만 보지 않고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유럽 내 첩보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에 여자 첩보원을 이용해 협력자를 포섭하는 '허니팟'이 형태가 주로 이뤄졌다면 요즘은 영향력 공작이 더욱 두드러지게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작전국장을 지낸 나이젤 잉크스터는 중국인들의 첩보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 서방 정보기관들의 대응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잉크스터는 그동안 유럽에서는 미국 내에서와는 달리 중국의 스파이활동이 그렇게 활발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유럽의 입장이 강화되고 있어 영향력 확보를 위한 중국의 은밀한 첩보활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서방 정보당국과 안보 분석가들은 첩보·간첩 색출 등을 담당하는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유럽 내 첩보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MSS가 유럽의 정치적 극단주의 세력에 침투한 러시아 첩보망과 협력할 수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중국 국가안전부는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을 합쳐놓은 것 같은 조직이다.

독일 검찰은 방산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독일 국적자에게 자금을 대준 것도 중국 국가안전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 내 중국의 첩보활동이 매우 방대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 외교당국은 지난 2019년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러시아 첩보원보다 50여명 정도가 많은 250여명의 중국 스파이가 활동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사이버 공작도 우려 대상이라고 안보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방첩 당국 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첩보활동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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