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화란" 주연 홍사빈 "송중기 향한 팬심 숨기느라 힘들었죠"

연합뉴스 입력 05.24.2023 09:17 AM 조회 1,722
첫 주연작으로 칸영화제 초청…"공식발표 보자마자 울음 터져"
영화 '화란' 주연 배우 홍사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래전부터 송중기 선배님의 엄청난 팬이에요. 선배님이 나온 모든 작품을 다 봤죠. 연기하는 데 유일한 장애물이 제 '팬심'이었어요."

영화 '화란'으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신예 홍사빈은 23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배우 송중기와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또 다른 주연 김형서(비비)의 팬이기도 하다는 그는 "첫 미팅 당시 곁눈질로 두 사람을 하도 많이 봐서 눈이 아팠을 정도"라며 웃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지옥 같은 삶을 벗어나기 위해 조직에 들어갔다가 더 큰 위험에 빠지는 소년 연규를 연기했다. 송중기는 연규가 들어가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을, 김형서는 연규의 동생 하얀 역을 각각 맡았다. 연규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인 만큼 주인공은 송중기가 아닌 홍사빈이다.

홍사빈은 "부담이 컸는데 베테랑인 송중기 선배님이 너무나 잘 이끌어줬다"며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였다"고 전했다.

"연규라면 어떻게 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어요. 저로서는 선택지가 아주 많았던 거죠. 매사 좋은 것만 가르쳐주려고 하셨는데 제가 잘 배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하. 앞으로 또 이런 촬영 현장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영화 '화란' 속 홍사빈(좌)과 송중기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규는 술만 마시면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 때문에 늘 폭력에 노출된 삶을 사는 인물이다. 지독한 가난까지 그를 따라다니지만, 돈을 모아서 어머니와 함께 네덜란드로 떠나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러다 자신과 꼭 닮은 치건을 만나 더 극한 상황으로 몰린다.

홍사빈은 오디션을 통해 이 역할을 따냈다. 간절한 마음에 매일 같이 대본을 외우고, 숨이 찬 상태에서 대사를 하는 장면을 위해 계단을 뛰어다녔다고 한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20대 배우가 하고 싶어 하는 소년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연규를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 욕심 나는 캐릭터였어요. 절망적인 현실에 빠져 사는 친구지만 그저 좌절만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희망을 찾을까 생각하잖아요. 솔직히 공감이 안 되는 측면도 있어서, 어떨 땐 말도 걸어봤어요. '대체 넌 왜 그러니' 하고요."

홍사빈은 이렇듯 쉽지 않은 오디션 과정과 촬영을 거친 첫 주연작으로 초고속 칸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칸영화제 공식 발표가 나는 걸 보자마자 울음이 터졌다"면서 "많은 분에게 축하를 들었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하루 종일 울었다"며 벅차 했다. 



영화 '화란' 속 홍사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영화과에 지원하면서도 배우의 꿈을 남들에게 들키는 게 창피했다던 그는 이제 배우로서 목표가 뚜렷해졌다고 한다.

"사실 지금도 영화를 찍고 인터뷰를 하는 게 어색해요. 그래도 배우로서 닿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볼 수 있는 익숙한 얼굴이면 좋겠어요. 영화 속에서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위화감이 들지 않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