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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맞서 중국에 줄서는 나라들

심요나 기자 입력 05.17.2023 09:37 AM 수정 05.17.2023 09:48 AM 조회 8,708
브릭스(BRICS), 최대 24개국 모임 될수도
중국 위안화 국제적 역할 키우고자
지난 몇 달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꽤 두드러졌다. 

세계 갈등의 중재자를 자처하는가 하면 자국을 찾은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돼 있는 신흥 경제 대국 모임 브릭스(BRICS, Brazil-Russia-India-China-South Africa)가 세계 기축 통화로서 달러화의 역할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통화를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 제재로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지만 다른 통화, 특히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역할을 키우려는 의도다.

동시에 브릭스의 규모를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현재 브릭스의 공식, 비공식으로 가입을 요청한 나라가 19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아르헨티나, 아랍에미리트, 알제리, 이집트, 바레인, 인도네시아, 그밖에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도 거론된다.

만약 이게 현실화 한다면 브릭스는 최대 24개국 모임이 되는 것이다. 

브라질 리우주립대 엘리어스 자보르 수학과 교수는 “현재 많은 국가들이 달러 없이도 무역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베네수엘라, 브라질과 같은 나라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도 여기에 힘을 실었다.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앞서 상하이를 방문했던 룰라 대통령은 “브릭스 국가들이 무역에 있어서 달러를 대체할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특히 브릭스 국가들이 설립한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와 그 의미가 더 부각됐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경제적 영역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당일 지난 3월 10일, 중국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했다.

2016년 두 나라의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후 7년만이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일은 중국이 중동에서 미국의 우위에 도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한 것에 대해 홍콩 성시대 왕장위 법학교수는 “중국의 명성과 위신에 엄청난 가치가 있는 것이다”며 “전적으로 미국만이 맡았던 세계 지도자 역할을 중국이 시작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중재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실제로 지난 4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시 주석은 또 우크라이나에 리후이 중국 특사를 파견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중재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도 눈길을 끌었다. 

당초 방문 취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압박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과는 미국 그리고 최근 미국에 대한 동조, 협력 움직임이 한층 강화된 유럽연합에서 벗어난 프랑스의 독자행보를 강조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유럽은 미국을 무조건 추종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 자율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템플대 일본캠퍼스 국제교류학 제임스 브라운 교수는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중국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 더 넓게는 중국에 대한 유럽의 입장이 미국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처럼 사시하는 듯 보였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을 민주주의 세계에 대한 체계적인 위협으로 보고 우려하는 유럽의 많은 국가로부터 질책에 가까운 비판을 받았다.

이후 논란이 일자 마크롱 대통령은 타이완에 대한 프랑스와 유럽의 입장은 동일하다고 해명했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은 러시아 에너지를 많이 사들이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다시 강조하면서 지지를 표한 셈이다”며 “이건 일부 유럽 국가에 꽤 충격이며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행보와 발언은 과거 프랑스의 다른 지도자들에게서 도 보였던 행보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정세에서 영향력이 많이 약해진 프랑스가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와 거리를 두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시도는 꾸준했다. 

찰스 드골(Charles de Gaulle, 1959-1969)에서 프랑수와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1981-1995), 그리고 현재 마크롱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준에 균형을 세우기 위한 프랑스 지도자들의 노력은 늘 있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그리고 중국의 주도아래 이에 도전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어떻게 협력할지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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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hng018 12달 전 수정됨
    유유상종의 관계는 불변의 진리다. 그리고 결과는 뿌린대로 거두게 되는 것이다. 불의로 임시 단 것이 쓴잔으로 변하는 것도 또한 역사 함께 변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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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meshan1 12달 전
    수십년 전부터 해온얘기...India는 중공과 다를바가 없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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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ota0212 12달 전
    위대한 바이든 대통령님..4년 더 하시어 한 50개국 중국으로 뭉치게하고 달러화를 뭉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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