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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점령지 우크라 주민들, "철의 장막" 뚫고 탈출 감행

연합뉴스 입력 10.05.2022 09:29 AM 수정 10.05.2022 11:03 AM 조회 435
우크라 넘어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 긴 줄…'비자 신청서'도 써야
바실리우카 체크포인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을 선언하면서 또 다시 '철의 장막(Iron Curtain)'이 드리운 가운데, 수많은 점령지 주민들이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최근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전선을 오가며 친척을 만나고 식품이나 의약품 등을 사들일 수 있었다.

매일 평균 1천 명의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경계에 위치한 임시 수용시설을 찾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병 조약에 서명한 지난달 30일에도 그 수는 1천616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일에는 단 50명만이 자포리자 수용시설에 도착했고, 그 다음 날은 고작 8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반면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로 건너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인 바실리우카에는 그곳을 벗어나려는 인파로 긴 줄이 만들어져 대조를 이뤘다.

자포리자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이반 페도로우 멜리토폴 망명 시장은 BBC에 "점령지 주민 4천500명이 떠나려고 줄을 서고 있다"며 "한 고령의 남성은 어제 줄을 서다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페도로우 시장에 따르면 멜리토폴 지역 주민들은 크림반도를 지나는 경로를 비롯해 점령지를 빠져나가기 위해 모든 수단을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 점령지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합병 선언 이후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온라인을 통해 사실상의 비자 신청서를 작성해 승인을 받아야만 점령지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신청서에는 2014년에서 2022년 사이 우크라이나군에 징집된 적이 있는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비정부기구(NGO)의 회원으로 등록된 적이 있는지 등 질문도 포함돼 있다.

올렉산드르 스타루 자포리자 주지사는 러시아가 바실리우카에 "국경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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