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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수많은 시민들 ‘패닉 모드’

주형석 기자 입력 02.26.2022 09:27 AM 조회 5,288
상당수 시민들, 이미 폴란드 등으로 탈출.. 남은 시민들, 두려움 ↑
아직 키예프 남은 시민들, 지하철이나 학교 지하실 등에 대피
러시아의 전격적인 진격 작전으로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 많아
도심 텅빈 상태, 약국-주유소-마트 등 사람들 몰려.. ATM 장사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가 러시아의 파상 공세에 함락 위기를 맞으면서 키예프 시민들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英 일간지 Financial Times는 키에프 주로 도로들이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차들로 거의 마비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키예프 도심은 텅빈 상태로 사람들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 약국과 주유소, 마트 등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고 현금을 챙기려는 사람들로 ATM 앞에 엄청나게 긴 줄이 형성돼 있다.

키예프 시민들은 상당수가 이미 피난길에 올라서 폴란드를 비롯해서 인근 다른 국가들로 대피한 상태다.

아직도 키예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일단 집을 떠나 지하철 역이나 학교 지하실 등으로 이동해 머물고 잇는 모습이다.

러시아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미사일, 포 공격 등을 피하기 위해서다.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 지역을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북쪽 벨라루스 국경, 남쪽 흑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면서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인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많은 상황이다.

아직도 키예프에 남아있는 시민들 중 상당수에 달하는 사람들이 엄청난 공포심속에서 다른 곳으로 탈출하고 싶어하지만 러시아군이 이미 키예프 인근에 진군했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키예프의 각 지하철역에는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가까스로 담요와 일부 생필품만 챙긴채 지하철역을 찾은 키예프 시민들은 겨울 파카 옷을 입고 담요 등을 뒤집어 쓰고 추위와 싸우며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각 학교 지하실에도 많은 키예프 시민들이 대피해 있는 상황인데 서둘러서 챙겨온 짐을 싼 작은 가방들을 펼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둔채 작은 의자에 앉아서 침통한 모습으로 넋이 나간듯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러시아가 동쪽과 남쪽, 북쪽에서 동시에 공격을 개시하면서
2~3일 사이에 키예프가 러시아에 점령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키예프 시민들은 패닉에 빠진 가운데 타국으로 피난을 서두르는 분위기였다.

러시아 침공이 시작되기 전날이었던 23일(수)까지만 해도 동쪽과는 거리가 있던 서북쪽 키예프 시민들 표정은 평온했지만 24일(목) 새벽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키예프 시민들은 떠나는 사람들과 남는 사람들로 극명하게 나뉘기 시작했다.

많은 키예프 시민들은 스마트폰과 랩탑 컴퓨터 등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진행되는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쪽에 능통한 일부 시민들은 통신 신호가 끊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해서 인터넷이 안 터져도 작동하는 앱을 다운로드하는 모습도 보였다.

키예프 시민들의 감정은 두려움과 공포심이 가장 크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대단하다.

英 일간지 ‘The Guardian’은 키예프 중심가에서 여러 사람들과 인터뷰했는데 한가지 공통점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증오의 감정이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100% 틀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을 데리고 키예프를 떠났다가 돌아와 군대 합류한다는 사람도 보였다.

한 우크라이나 육군 장교는 시민들이 떠나고 있지만, 군인들은 계속 머물 것이고 러시아와 싸워서 그들을 박살 낼 것이라며 강력히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SNS를 통해 가급적 집에 머물고, 필요하면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키예프 전역에는 지하철역, 방공호 등을 포함해서 약 5,000여곳의 대피소가 긴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최악의 적이 공황상태라고 강조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침착할 것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는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난민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인접 국가들은 인도적 지원을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메디카에는 수십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짐을 끌고 걸어서 도착하는 모습이 어제(2월25일)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루마니아로 넘어간 우크라이나 국민들 숫자도 수백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접경 도시인 헝가리 베레그수라니 국경에도 싱당한 숫자의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몰렸다.

헝가리 국경에 도착한 한 우크라이나인은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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