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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아슬아슬한 중국 줄타기".. 양날의 검 되나

김나연 기자 입력 03.27.2024 01:45 AM 조회 2,728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중국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중국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오늘(27일) 분석했다.

값싼 노동력과 부품 공급망을 갖춘 중국을 주력 생산 기지로 삼아 현지는 물론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중국 경쟁업체에 밀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중 긴장 속에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견제 강화가 테슬라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테슬라는 2020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다.

저렴한 인건비는 물론 미국보다 긴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은 테슬라의 수익성 제고에 한몫했다.

중국이 테슬라에 주력 생산기지이자 주요 시장이 된 데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도 있었다.

NYT는 머스크가 상하이 공장 건설을 모색할 때 테슬라 로비로 중국 지도부가 대기 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중요한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 변화를 등에 업고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면서 수억달러로 추정되는 이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현지 파트너 없이 신속하게 가동됐는데, 이런 사례는 중국 내 외국 자동차업체 가운데 처음이었다.

중국은 테슬라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로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이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혁신을 압박하는 효과도 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변모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유럽에도 진출해 좋은 가성비를 내세워 폭스바겐, 르노 등 기존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중 BYD는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미 제너럴모터스(GM) 아시아 담당 임원 출신의 자동차 컨설턴트 마이클 던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 대해 "테슬라 이전과 그 이후가 있다"며 테슬라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다.

대중 의존도가 큰 머스크로선 중국 경쟁업체들의 급부상에 대응하면서 테슬라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서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무역장벽에 가로막히지 않는다면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달 초 테슬라 주가가 중국 시장 판매 부진으로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자산도 급감해 그를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상하이 공장의 비용 절감 효과, 다른 자동차업체와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머스크가 중국에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중국 소비자들의 보복도 걱정해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배터리 부품과 광물 사용 등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한 데 이어 현재 25%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 당국이 자국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을 줘 유럽 업체와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테슬라는 조사 대상은 아니지만, 그 결과에 따라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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