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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자 '신속 추방' 정책 오늘로 종료..국경 대혼란

전예지 기자 입력 05.11.2023 11:47 AM 수정 05.11.2023 12:56 PM 조회 5,591
서류 미비 입국 망명 신청자 즉각 추방정책 '타이틀 42' 내일(12일) 0시 무효화
중남미 이민자들이 멕시코 북부 국경 지대로 대거 몰려
연방 정부의 서류 미비 입국 망명 신청자 즉각 추방정책, '타이틀 42'가 내일(12일) 0시를 기해 무효화된다.

이에 따라 중남미 이민자들이 멕시코 북부 국경 지대로 대거 몰리면서 접경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타이틀 42는 국제적 위해의 전염병이 창궐해서 미국에 퍼질 위험이 있을 때 이를 막기 위해 국경을 무조건 닫아버리는 연방 정부 조치다.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타이틀42를 발효했고, 지난해(2022년) 한 해 동안 미 국경수비대는 동일인을 이중 계산해서 220만 번의 불법입국자 체포와 즉시 추방을 실행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 비상사태 종료에 따라 이를 폐지할 예정이다.

타이틀 42가 해지되면 불법 이민자들은 즉시 추방 대신 수용소에 인계되고 이 중 70%는 재판 날짜까지 미국에 체류할 증을 얻을 수 있다. 

또, 미국에 망명 또는 인도주의적 입국을 신청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중남미 이주자들이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로 대거 향하고 있어 미국과 멕시코 정부는 불법 입, 출국 감시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소요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멕시코의 마타모로스, 시우다드후아레스 등지에는 이미 수만 명이 미국 입국을 대기 중이며 멕시코를 종단해 북부로 향하는 '카라반' 이민자 행렬을 고려하면 그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미 국경수비대는 최근 며칠 동안 최대 2만8천명의 이민자를 수용했는데, "이는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익명을 요구하는 연방 관리와 국경 순찰대원은 언급했다. 

타이틀42 종료 후 기존처럼 이른바 '타이틀8'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에 망명하려면 온라인 입국 신청과 후원자 확보 등 신원 확인을 위한 더 엄격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거나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갔다가 적발되면 곧바로 본국으로 추방 조처된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남부 국경 지역에 2만4천명의 법 집행 인력과 함께 1만1천명의 국경순찰대 코디네이터도 새로 배치한 상태다.

멕시코 정부 역시 북부 국경 주변에 이민청과 국가 방위대 인력을 증편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9일 바이든 대통령과 이 문제로 통화하기도 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서 국경에서 혼란이나 폭력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우리나라에 머무는 이민자들을 안전하게 대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입국하다 적발되면 미성년자나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어른의 경우 미국에서 대기하며 다음 절차를 밟게 된다. 

일반 성인은 대체로 구금됐다가 추방된다. 

특히, 여러 차례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힌 사람은 최대 5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타이틀42 시행 기간인 2020년 3월 이후 최근까지 불법 입국으로 적발돼 멕시코로 쫓겨난 이민자는 멕시코 국적자 170만명을 포함한 28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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