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Loudoun County)에서 5살 중국계 소년이 중학생들로부터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아시안 커뮤니티는 물론 미국 사회 전반에 충격과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촬영된 문제의 영상에는 중학생 무리가 울고 있는 5살 중국계 소년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퍼붓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어린 소년은 공포에 질린 채 "나를 다치게 하지 마세요!(No! Don’t hurt me!)"라고 애원하며 집 문으로 달려가 도망치고 있었다.
아이는 주변 아이들에게 "하지 마! 나를 구해줘!(Don’t do it! Save me! Save me!)"라고 애타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아이들은 개입하지 않고 오히려 웃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괴롭힘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 중학생은 "오늘 저녁에 만두 먹니?" 등 아시아 문화를 조롱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상황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자 그제서야 중단됐다.
해당 영상은 이글 릿지 중학교(Eagle Ridge Middle School) 학생들이 만든 채팅 그룹에 올라왔고, 이를 본 한 학부모가 피해 아동 가족에게 전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매번 영상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며 "겨우 다섯 살짜리 아들을 향해 그렇게 잔인한 말을 퍼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괴롭힘을 당한 이후 "왜 나를 킹콩이라 부른 것이냐" 물으며 혼란스러워했다며 "아들에게 '네가 강해서 그런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 모욕적인 의미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절망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피해 가족은 괴롭힘에 가담한 가해자뿐만 아니라 이를 방관하고 웃어넘긴 다른 아이들의 무관심에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학교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매우 실망스럽다"며 피해 아동에게 상담 지원과 '회복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라우든 카운티 셰리프국도 해당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지만, 미성년자가 관련되어 있어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피해 아동의 가족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찾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절약하며 집을 마련했고, 교육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라우든 카운티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그들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우리는 여기가 좋은 곳일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과는 이렇다"며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한탄했다.
이번 사건은 팬데믹 이후 아시안 증오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여전히 아시안 커뮤니티를 겨냥한 혐오와 차별이 일상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모든 가족들에게 경고하고 싶다"며 "아이들에게 결코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버지는 "아이들은 나라의 미래이며 아이들이 이렇게 무너진다면 국가의 미래도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기 교육 강화와 커뮤니티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해자는 영상 촬영까지.. 학교 측은 "유감" 표명
"우리가 꿈꾸던 삶이 무너졌다".. 피해 가족의 절규
여전히 만연한 아시안 혐오
"우리가 꿈꾸던 삶이 무너졌다".. 피해 가족의 절규
여전히 만연한 아시안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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