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고객인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는 가운데 HBM 시장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를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체 HBM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며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다.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어 전 분기 발표한 수준은 하회하겠지만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시 참고 자료를 내고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용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수요는 엔비디아(58%), 구글(18%), AMD(8%), AWS(5%)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번 3분기 실적발표의 하이라이트였던 'HBM 로드맵'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 입장이 나오면서 엔비디아 공급이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용으로 HBM3E 8단과 12단 제품 모두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커스텀(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며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 요구에 따라 TSMC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메모리 시장은 서버의 경우 수요 강세를 보인 반면 모바일은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으로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됐다.
삼성전자는 레거시(범용) 제품 중심의 재고 감축 영향에도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HBM 생산 집중으로 선단 공정 기반 DDR5의 제한된 공급 여력에도 서버 D램 ASP 상승 폭은 전체 D램 ASP 상승 폭을 상회했다"고 전했다.
4분기에도 시장의 디커플링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일부 레거시 제품에 대해서는 탄력적으로 생산을 하향 조정하며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 분기에 이어 재고 건전화를 연내로 마무리해 사업 체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시설투자(캐펙스·CAPEX)를 고려 중이다.
김 부사장은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후공정 투자, 클린룸 선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설비투자의 경우 증설보다는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두고 기존 라인에 대해 1b 나노 D램, V8·V9낸드로 전환을 가속해 수요 모멘텀이 강한 선단공정 기반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HBM3E 8단·12단 양산 판매 중"
HBM4 사업화 준비 중…삼성 파운드리 외 TSMC 등 옵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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