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LA시가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더 비싼 임대료로 매물을 내놓으려는 집주인들의 묘략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습니다.

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 집주인이 합법적으로 유닛 내 세입자를 퇴거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없애기로 한건데 집주인들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A시가 리노베이션을 이유로 쫓겨나는 세입자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LA시의회는 오늘(29일) 퇴거 정당 사유 조례안(Just Cause for Eviction Ordinance)에서 대규모 리모델링(substantial remodel) 조항을 삭제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1대 반대 0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주택 소유주인 시의원들은 표결에서 제외됐습니다.

대규모 리모델링은 구조 또는 전기나 수도 등 개보수 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되는 공사 작업을 의미합니다.

기존 조례안에서 대규모 리모델링은 정당한 퇴거 사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미납된 렌트비가 없고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던 세입자라도 퇴거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정안을 발의한 밥 블루먼필드 의원은 영구적인 개정안이 마련될 때까지 혹은 내년(2025년) 6월 1일까지 대규모 리모델링을 정당한 퇴거 사유 조항에서 일시적으로 삭제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블루먼필드 의원은 “수백 가구가 리모델링을 이유로 퇴거 조치를 받았고 앞선 조항 탓에 거주지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개정안을 통해 이들이 임차권을 유지하고 임대료를 내며 아파트에 머무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모델링을 마친 유닛들이 더 높은 임대료로 시장에 나올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는 일부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임대료가 치솟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지적도 나옵니다.

LA아파트협회 다니엘 유켈슨 CEO는 “정부가 사유재산을 강제 수용하는 불행한 예”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켈슨 대표는 노후주택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어떤 매물들은 80년에서 100년 된 건물도 있다며 이런 주택 소유주들에게 더 많은 규제가 가해지고 제한이 생겨나면 이들은 수리를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복잡한 규제와 제한들로 집주인들이 수리를 미루게 되고 세입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리노베이션으로 가장한, 부당한 강제퇴거로부터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집주인들을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