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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CEO 전 동거인 "두로프, 성공에 취해있었다"

연합뉴스 입력 09.20.2024 01:32 PM 조회 158
佛일간지 인터뷰서 "자녀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텔레그램 관리 부족"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의 전 동거인이 "두로프는 성공에 취해 있었다"며 그에 대해 입을 열었다.

두로프와 사이에 낳은 세 자녀와 함께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는 이리나 볼가르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두로프와의 만남부터 이별, 법정 공방에 이르게 된 계기 등을 설명했다.

두로프가 지난달 프랑스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볼가르가 언론에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볼가르는 2012년 처음 친구 관계로 두로프를 만난 뒤 연인으로 발전해 이듬해 말 첫딸을 낳았다. 이후 두 아이를 더 낳았으나 2022년 헤어졌다.

볼가르는 두로프와의 만남에 대해 "그의 대중적인 이미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연애 초반에는 내가 항상 꿈꿔온 동반자 같았다. 그와 함께 가정을 꾸리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로프의 반대로 두 사람은 법적 부부가 되진 못했다.

사생활을 철저히 베일에 싸고 있는 두로프는 볼가르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볼가르는 "그는 나에게 그의 어머니를 소개해줬지만, 그의 아버지를 만난 적은 없다"며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두로프의 아버지가 잘 알려진 작가이자 흥미로운 학자라고 말했다.

대신 볼가르는 두로프의 형이자 텔레그램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이는 여러 차례 만났다고 한다.

볼가르는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두로프의 특이점을 설명했다.

볼가르는 "그는 원할 때만 아이들을 만났다. 우리가 함께 살 때 그는 아이들이 방에 있는 걸 선호했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땐 내게 한두시간만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곤 했다"며 "아이들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볼가르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두로프가 자신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강제 이주시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스위스에 남겠다고 하자 '두바이로 이주해야만 아이들을 부양하겠다'고 했다는 주장이다.

볼가르는 두로프가 2021년부터 "더 거만해지고 심리적으로 폭력적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당시는 두로프가 프랑스 시민권을 취득한 시기와 비슷하다.

볼가르는 "당시는 텔레그램이 눈부시게 성장해 수십억 달러 가치를 지니게 된 시기"라며 "그는 성공에 취해 있었고, 사실상 우리 삶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아이들 생일도 축하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볼가르는 두로프와 헤어지게 된 건 "그의 행동이 나와 아이들에게 부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아이들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볼가르는 두로프가 2017년 태어난 아들에게 과거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며 지난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볼가르는 두로프가 플랫폼 내 각종 범죄 행위를 방조해 공모했다는 의혹에는 "그가 범죄자들에게 범행 기회를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관리가 부족했던 건 분명하다"며 "플랫폼 책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24일 프랑스 공항에서 체포된 두로프는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와 마약 밀매, 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예비 기소됐다.

그는 이후 보석금 500만유로(약 74억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으며 출국은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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