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된데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거쳐간 이후 청소년과 독서 사이에 생긴 거리감을 좁히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책을 즐겨 읽는 청소년의 비율이 10년 사이 13% 감소했는데, 학교 영어 수업에서도 더 이상 장편으로된 책보다 짦은 지문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전역의 많은 영어 수업에서 장편 소설을 읽는 과제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신 일부 교사들은 표준화된 시험 문제를 내고, 집중력이 짧은 학생들을 위해 여러책의 일부 지문을 발췌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전미영어교사협의회(The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English) 또한 이같은 변화를 인정하며 “영어 교육이 한계(pinnacle)에 이르러 읽기와 쓰기를 분산시킬 때가 왔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이는 영어 수업에서 책 자체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가르치고 학생들과 실제로 관련있는 지문을 추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짦은 지문들이 모든 학생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난독증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UCLA의 인지 신경과학자 매리앤 울프(Maryanne Wolf) 박사는 비판적 사고력과 무엇보다도 공감 능력과 관련된 뇌의 신경 회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심층적인 읽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울프 박사는 “잠깐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과 생각, 감정에 몰입하여 다른 사람이 누구인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줘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보스턴 애머슨 칼리지의 알든 존스(Alden Jones) 문학 교수는 장편글의 접근 방식은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해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의 독서량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2023년) 전국 학업성취도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조사에 따르면 책을 즐겨 읽는 청소년은 지난 2012년 27% 대비 14%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교사들은 이러한 감소세가 코로나19 팬데믹에 근거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닥쳤을 때 학생들이 장편글 읽기를 중단하기 시작했고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들은 감소세가 정형화된 시험과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제 책을 배정할 필요 없이 각 주의 표준에 부합하는 짧은 지문으로 구성된 영어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학생이 ‘읽는’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전국 학업성취도평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학년과 8학년 학생의 약 3분의 1만이 독해능력에 도달한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19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한편 최근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성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 나오자 디지털화 학습을 중단하고 전통적인 종이책과 손글씨를 통한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서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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