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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2년 만에 받은 동메달…전상균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네요"

연합뉴스 입력 08.09.2024 09:47 AM 조회 947
2012년 런던 대회 4위였으나 3위 러시아 선수 도핑 적발로 '진짜 동메달리스트' 돼
12년 전 런던올림픽에서의 메달 파리에서 받다 9일전상균(42) 조폐공사 화폐본부 차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시상식에 오르며 받아야 했던 역도 동메달을 2024년 파리 에펠탑 앞에서 받았다.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더라고요."

'진짜 주인을 찾은 동메달'을 목에 건 전상균 차장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전상균 차장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마련한 챔피언스 파크에서 열린 '메달 재배정 행사'에 초대받았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거구의 전 차장이 등장하자 팬들은 환호했고, 그도 손을 크게 흔들며 화답했다.

전 차장은 "12년 전에 올림픽 현장에서의 기분이 지금 살아날까 걱정했는데 오늘 시상식에 참가해보니, 그래도 위로가 되더라"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어서 세리머니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관중들이 함성을 크게 질러주시니 자신 있게 세리머니를 해봤다"고 말했다.

정상균 차장은 '비운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2 런던 올림픽 역도 남자 105㎏이상급에 출전한 전상균은 합계 436㎏을 들어 4위로 아쉽게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당시 전상균은 한국 선수단이 메달 후보로 꼽는 선수였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가 합계 448㎏을 들어 3위에 올랐다.

동메달의 진짜 주인을 가리는 작업은 꽤 오래 걸렸다.

알베고프는 2017년과 2019년 도핑 테스트 위반 혐의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제역도연맹(IWF)은 2022년 3월 15일 알베고프의 국제대회 기록을 삭제하기 시작했고, 올해 3월 21일에 알베고프의 '런던 올림픽 기록'도 삭제했다.

전 차장은 "당시에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아쉬움도 잊고 살았다"며 "금지약물 복용은 근절돼야 한다. 이런 메달 재배치가 약물 근절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 선수의 부정한 행위 탓에 전 차장은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전 차장은 올해 4월부터 52만5천원의 올림픽 동메달 연금을 받고 있다.

12년 동안 받지 못한 올림픽 연금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약 8천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지 못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조폐공사 역도팀 감독으로 일했던 전 차장은 2014년 팀이 해체되면서 조폐공사 일반직으로 전환했다.

10년 넘게 바벨을 놓았던 그에게 메달 수여식은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주위 사람들도 전상균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다시 본다.

전 차장은 "회사 동료, 후배, 선배들이 정말 많이 축하해줬다"며 "그래서 오늘 세리머니에 회사기를 가지고 왔다"고 밝혔다.

다만, 전상균 차장의 딸이자 한국 역도 유망주인 전희수(17·경북체고)는 별다른 축하 인사를 하지 않았다.

전 차장은 "딸은 별 감흥이 없는 것 같다"고 웃으며 "예전부터 희수는 '아빠가 역도 선수 출신인 걸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에는. 내 딸이지만 존경한다. 훌륭한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희수는 지난 6월 여자 고등부 76㎏급에서 합계 한국 학생 신기록(233㎏)을 세웠다.

그렇게 딸은 말이 아닌 '기록 달성'으로 아버지의 올림픽 메달 획득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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