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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현주소 확인한 한국 레슬링, 전원 1R 탈락…두 대회 연속 노메달
연합뉴스
입력 08.09.2024 09:47 AM
조회 734
유망주 발굴 실패 여파…일찌감치 포기한 파리 올림픽
보이지 않는 미래…학생 체육 부활에 전념해야
16강에서 패배한 이승찬
5일한국 레슬링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현주소를 정확히 확인했다.
레슬링 대표팀은 3명의 출전 선수 중 단 한 명도 1라운드를 넘어서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다크호스로 꼽히던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이승찬(강원체육회)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16강전 1라운드에서 쿠바의 레슬링 전설 미하인 로페스에게 0-7로 완패했다. 로페스의 결승 진출로 나선 패자부활전에서도 아민 미르자자데(이란)에게 0-9로 졌다.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에 출전한 김승준(성신양회)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16강전 1라운드에서 만난 아르투르 알렉사냔(아르메니아)에게 0-9로 패했고, 패자부활전에서 루스탐 아사칼로프(우즈베키스탄)에게 2-8로 완패하며 짐을 쌌다.
북한 문현경의 기권으로 가까스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여자 자유형 62㎏급 이한빛(완주군청)도 기적을 쓰지 못했다.
9일 열린 16강전 루이자 니메슈(독일)에게 0-3으로 패하며 첫 올림픽 무대를 허무하게 끝냈다.
예견된 결과였다. 한때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꼽혔던 한국 레슬링은 2012년까지 회장사를 맡았던 삼성이 퇴장하면서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삼성이 떠나자 레슬링인들은 파벌 싸움을 벌였고, 현장 경쟁력은 계속 떨어졌다.
구심점을 잃은 한국 레슬링은 휘청거렸다. 이렇다 할 유망주는 발굴하지 못했고, 한국 레슬링을 이끌던 간판선수 김현우, 류한수 등은 점점 나이를 먹었다.
한국 레슬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 획득에 그치더니 2020 도쿄 올림픽에선 1972년 뮌헨 올림픽 이후 49년 만에 '올림픽 노메달'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의 변방에서 물러나자 한국 레슬링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선수권에 2진 선수를 파견하는 등 일찌감치 올림픽 성적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레슬링협회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체급별 5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 직후에 열리자 주력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아시안게임에 대표선발전 1위 선수를, 세계선수권에 2위 선수를 내보냈다.
결국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 걸린 올림픽 티켓을 단 한 장도 획득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를 따내는 등 최악의 성적을 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도 따지 못한 건 1966년 방콕 대회 이후 57년 만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쿼터 대회에서 이승찬과 김승준이, 북한 문현경의 기권으로 이한빛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3명의 미니 선수단을 꾸렸는데, 3장의 쿼터를 딴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버티는 이한빛(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다.
오랜 기간 한국 레슬링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김현우는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류한수도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바닥을 드러낸 대한레슬링협회는 지금이라도 유망주 발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 대회의 포상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훈련 환경을 개선해 많은 기대주가 레슬링 코트에 모여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훈련이 힘든 운동이라는 인식 때문에 유망주가 몰리지 않는다는 푸념은 핑계에 불과하다.
유도는 세대교체에 성공해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5개를 따냈고, 레슬링보다 먼저 내리막길을 걸었던 복싱에서도 메달이 나왔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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