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요원 아르촘 둘체프, 안나 둘체바 부부는 국영 로시야 TV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실체를 뒤늦게 알게 된 자녀들의 반응을 설명했다.
이들은 슬로베니아에서 아르헨티나인으로 철저하게 신분을 위장하고 살다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징역형을 받았었다.
이들 부부는 "(러시아로 오는) 비행기에서 아이들에게 우리가 러시아인이라고, 우리가 '둘체프' 가족이라고 말했을 때 딸아이는 감정이 올라와 약간 울었다"고 말했다.
아들은 좀 더 차분하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지난 1일 두 자녀 소피야(11), 다닐(9)과 함께 러시아로 돌아왔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마중 나올 만큼 크게 환대받았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들 남매가 러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들이 아르헨티나인이 아닌 러시아인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이 부부는 슬로베니아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루드비히 기슈, 마리아 마예르-무뇨스라는 이름으로 미술관 관장, 정보기술(IT) 스타트업 기업가로 위장했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알고 가톨릭 신자로 자란 소피야와 다닐 남매는 부모가 2022년 12월 체포된 이후 위탁 보호 시설에서 지냈다.
당연히 러시아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공항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스페인어로 인사하기도 했다.
둘체바는 자신조차 다시 러시아어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에 도착했을 때 러시아어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옛 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이들은 일생을 조국에 헌신하고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희생을 한 정예 요원들"이라고 칭찬했다.
둘체바는 인터뷰에서 계속 러시아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