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스퀘어에서 멀지 않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이 건물은 지난 2006년에만 해도 매매 가격이 3억3천200만 달러(약 4천5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저가 매각은 팬데믹이 뉴욕의 상업용 빌딩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인 최신 사례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해당 빌딩의 경우 건물주와 토지소유주가 분리된 가운데 늘어난 공실로 인해 건물주가 매달 납부해야 하는 토지사용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게 헐값 처분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BK부동산어드바이저의 밥 크나칼 설립자는 "아무도 지금과 같은 일이 오피스 시장에서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 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에 매각된 맨해튼 건물 역시 사무공간의 35% 정도만 채워져 있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보다 70% 할인된 1억8천500만 달러(약 2천500억원)에 팔린 사실이 드러나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최근 들어서야 상황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자산 압류 규모는 205억5천만 달러(약 28조4천억원)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압류 규모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