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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북, DMZ 인근에 장벽 건설"…위성사진 공개
연합뉴스
입력 06.21.2024 09:22 AM
조회 1,035
"약 1㎞걸쳐 최소 3개 구간에 장벽…DMZ 내 토지 정지 작업도 한 것으로 보여"
전문가들 "정전 협정 위반 소지"
교량 공사 중인 북한군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담벼락을 설치하고 도로를 까는 등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영국 BBC 방송이 21일 DMZ 지역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BBC는 최근 DMZ 지역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한국과 경계선 근처에 장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이 위성사진은 북한이 DMZ 내부 땅 정지(整地) 작업을 한 모습도 보여주는데, 이는 한국과의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BBC 검증 전담팀(Verify)은 남북한 경계 7㎞ 구간에 대한 미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 PBC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의 분석을 의뢰했다. 이 지역 북한 지역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사진에서 DMZ 동쪽 끝 약 1㎞에 걸쳐 DMZ 근처에 최소 3개의 구간에서 장벽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경계선을 따라 장벽이 추가로 건설됐을 가능성도 있다.
건설이 시작된 정확한 날짜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작년 11월 촬영된 사진에서는 이런 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BBC는 전했다.
DMZ 북한 통제 지역 내에서 토지 정지 작업이 이뤄진 증거도 포착됐다.
DMZ 동쪽 끝 지역을 찍은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진입로가 새로 만들어진 듯한 모습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DMZ 내 구조물 건설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이는 정전협정 위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유럽·국제학 연구 책임자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는 "북한이 정말로 한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장벽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러한 장벽 건설을 통해 북한은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옥스퍼드대 한반도 연구원 에드워드 하월 박사 역시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과 협상을 원한다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엔 일본의 대화 시도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하월 박사는 "북러 관계 개선으로, 올해 남북한 간 도발 행위가 늘어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우리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과 DMZ 북방한계선(군사분계선 북쪽 2㎞ 선상) 사이에 담벼락을 세우고 땅을 파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작업을 일부 지역에서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9일 북한군 수십 명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물러났던 일도 담벼락 공사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20일에도 또다시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북상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가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한 뒤 경의선,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된 3개 도로 모두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남측과의 물리적 연결을 끊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냉전 시대 베를린 장벽을 떠올리게 하는 긴 장벽을 휴전선을 따라 설치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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