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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장과 성장률 비슷한데 "캐즘"?…"전기차·배터리 우려 과도"

연합뉴스 입력 05.20.2024 10:06 AM 수정 05.20.2024 10:40 AM 조회 244
1분기 전기차·배터리 20%대 성장…최태원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
중장기 성장 전망 유효…"긴 호흡으로 경쟁력 확보해야"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일명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이론이 대입되며 시장 성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최근 급속히 팽창 중인 인공지능(AI) 시장과 비슷한 성장률을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캐즘에 따른 위기론이 과도한 해석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분기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규모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4%, 22%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2017년 이후로 각각 연평균 45%, 51%씩 초고속 성장을 해 온 점에 비춰보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는 시장 축소보다는 오히려 정상 궤도에 가까운 성장 속도로 봐야 한다"며 "두 자릿수 규모의 성장세는 여전히 괄목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대의 성장률은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AI 시장의 성장률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AI 시장은 지난해 459억달러에서 2027년 1천253억달러로 연평균 22.26%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흐름이 '예견된 미래'라며 중장기 성장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대한상의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 변화 등이 퇴조되고, 경제적으로 더 효과가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그렇다고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제품 수용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인 기술수용모형을 보면 이론적으로 캐즘 이후에는 전체 시장에서 64%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 수요가 기다리고 있다.

공급이 스스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에 따라 전기차 대중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1개 국가에서 순수 전기차 신차 판매 비율이 '티핑 포인트'인 5%를 웃돌았다. 이는 앞선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전기차 보급률이 4년 이내에 25%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의미다.

SNE리서치 조사 결과 지난해 1천210억달러 규모였던 이차전지 시장은 2030년까지 4천억달러로 3.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캐즘 위기론에 빠진 현 국면에서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대중화에 따른 폭발적 성장과 전기차 패권 전쟁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정해진 미래"라며 "어렵지만 우리는 한 마리 토끼가 아닌 최소 대여섯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그동안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해왔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투자 규모는 총 23조원을 웃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당초 밝힌 10조원에서 소폭 줄일 방침이기는 하지만, SK온과 삼성SDI가 각각 7조5천억원과 6조원 안팎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도 3사 합산 투자 규모는 2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에 미시간 단독 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1·2공장을 운영 중이며, GM 합작 3공장과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은 북미에서 조지아 1·2 단독공장을 가동 중이며, 포드와 합작 투자 중인 블루오벌SK 3개 공장에서는 2025년 이후 순차적으로 최대 127GWh(기가와트시)까지 생산 규모를 확보할 전망이다. 현대차와의 35GWh 북미 합작공장도 내년 가동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선제적 해외 시장 공략에 따른 결과물이 나타날 1∼2년 후를 주목해야 한다"며 "그동안 건설해온 배터리 공장들이 속속 완공되고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가 속도를 내면 수요가 팽창되는 등 시장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력과 경쟁력은 북미, 유럽 공장이 대거 가동되는 시점에 가시화될 것"이라며 "단기적 캐즘 패러다임을 벗어나 긴 호흡을 갖고 곧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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