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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는 추석 밥상 뒤엎고 법정 간다

봉화식 기자 입력 09.29.2023 09:52 AM 수정 09.29.2023 11:18 AM 조회 7,687
한가위, 코로나 이후 명절 이혼 부추기는 주범
한국 여성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생하고 욕먹는 '미운 연휴'
9월 마지막 주인 올해 추석 연휴는 10월초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미주에서 이민생활을 이어가는 한인 가정에서도 '한국판 추수감사절' 한가위는 여러사람에게 넉넉한 인심을 베푸는 계기가 된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미국땅에서 시모부를 모시거나, 제사를 지내는 일도 드물다.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하거나 덕담을 주고받는 즐거운 시간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떠나온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최대 명절 추석이 남기는 후유증이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아내-며느리-어머니 입장인 여성들의 분노가 추석 직후 폭발하게 되는 '시한폭탄' 같은 긴장된 순간이 되는 경우가 잦다. 

대한민국에서는 추석이 끝나자마자 잔치상을 뒤엎고 법정으로 가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여성들의 숫자가 줄지 않고 있다. 

명절 직후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추석 이후에 급증하는 ‘명절 이혼’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끼리의 갈등에 어른들이 간섭하는 일은 절대로 삼가해야 한다.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조언에 따르면 추석과 설날 이후 관련 상담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새천년-21세기가 된지 수십년이 흘렀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아내에게만 하루종일 부엌일을 시키거나 남자들끼리만 술마시며 고스톱을 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추석 즈음인 10월달 이혼 건수가 가장 많았다.

2018년 월별 이혼 건수는 10월이 1만5000건(전체 9.7%)으로 1위였고 11월이 1만1000건(9.3%)으로 2위였다. 

2019년 역시 10월이 9900건(8.9%)으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가 터진 이후 10월 이혼건수는 2020년 9300건(8.8%)에서 2021년 7700건(7.6%) 2022년 7500건(8%)으로 약간 내림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엔데믹이 시작되고 맞이하는 첫 추석인 올해에 또다시 10월 이혼율이 높아질지 주목된다. 

추석 직후 배우자와 갈라서려는데 상대측 부모를 만나지 않은 것이 이혼소송에서 불리한 이유가 되냐는 상담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법조인들은 "추석 이혼은 단순히 당일 발생한 부부 갈등 때문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온 분노가 명절이라는 뇌관을 만나 폭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단순히 시댁과의 갈등만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부부관계에 불만이 많았고 명절날 시댁,처가 식구로부터 인격모독 발언을 듣고 터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양측 부모가 개입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돌변한다. 

부부싸움에 어른들을 끌어들이면 화해할수 있는 사안도 파탄난다는 것. 

결국 ‘추석 이혼’을 피하기 위해서는 갈등이 터진뒤 수습하기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부부끼리 대화와 양보하는 자세로 나가야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배우자의 살림고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고부갈등때에도 방관하는 태도를 취하거나 자기 부모를 욕한다고 아내를 나무라면 안되고 배우자의 섭섭한 점을 들어주고 편을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가족이 모이는 추석명절을 계기로 그동안 소원했던 부부갈등을 해소할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미 부부관계가 파탄나 추석 이후 헤어지기로 결심했을 경우, 갈등을 최소화하는 결별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민 온 덕분에 추석 갈등 없어서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 미주 한인 여성들이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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