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주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이 분화해 관광객들로 혼잡해지면서 주 정부가 현지 문화에 대한 존중을 당부했다고 AP통신이 어제(8일) 보도했다.
연방 지질조사국(USGS)은 전날 이 화산 정상부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안에서 폭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후 정확한 방문객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폭발 첫날 낮과 밤 시간대에 1만명 이상의 발길이 이어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하와이화산국립공원 측은 전했다.
이는 킬라우에아 화산이 폭발하기 전 하루 평균 방문객의 세 배를 넘는 수치다.
USGS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용암 유입 속도가 떨어짐에 따라 화산 폭발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경계 수준을 '경보'에서 '주의'로 낮췄다. 관측소는 앞서 '주의'에서 '경보'로 경계 수준을 높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하와이 관광청은 성명을 통해 "많은 카마아이나(하와이 현지 주민)에게 화산 분출과 분화구 일대가 갖는 문화적, 영적 중요성을 존중하는 뜻으로, 하와이 관광청은 화산 방문을 계획할 때 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많은 하와이 원주민에게 화산 폭발이 갖는 문화적 의미는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노래를 부르거나 조상들에게 기도를 드리고, 또 일부는 훌라춤을 추며 화산 폭발을 기린다는 것이다.
하와이 주민들은 이때 사람들에게 존중의 의미로 거리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사이러스 조너슨 하와이 카운티 대변인은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지 말라"며 "움직임을 멈추고 조용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그 순간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할 수 없고, 그 순간에 여러분들은 하와이 주민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며, 소란을 피우지 말로 돌이나 식물을 가져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국립공원 측은 이날 웹사이트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며 "입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차 공간도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산 분화구는 국립공원 내 폐쇄구역 안에 있어 용암 분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화산 가스 확산을 현지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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