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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전쟁'에 둘로 쪼개진 미국.. 주의회도 불도저식 입법

김나연 기자 입력 06.05.2023 12:42 AM 조회 2,310
미국에서 한 정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한 주가 크게 늘어난 이후 정책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어제(4일) 보도했다.

지난해 치러진 중간선거로 미국에서 주지사 소속 정당과 주 상·하원 다수당이 같은 주는 39곳이 됐다. 

이는 3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후 입법 시즌을 맞아 낙태부터 총기 규제, 환경, 성소수자 문제까지 논쟁적인 사회 현안과 관련해 공화당이 장악한 주는 보수적인 정책을, 민주당이 차지한 주는 더욱 진보적인 정책을 법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NYT는 이에 대해 '파란 주는 더 파래지고, 빨간 주는 더 빨개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미국에서 파랑은 민주당, 빨강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색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22개 주 가운데 많은 주가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거나 상당 부분 제한했으며, 낙태에 대한 새로운 규제나 학교 내 성 관련 교육 제한을 밀어붙인 주도 많다.

민주당이 이끄는 17개 주는 총기 규제 강화나 탄소배출 제한, 낙태권 보장, 성전환자 의료보장 등에 나섰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논쟁적인 현안과 의제들을 놓고 주 간 분열이 더욱 커진 셈이다.

팀 스토리 전미주의회협의회(NCSL) 사무국 최고경영자(CEO)는주가 진보적이고 텍사스주가 보수적이라는 건 늘 알았지만, 이제는 대부분 주가 둘 중 하나의 범주에 들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민주당 중 한쪽 성향이 강한 주뿐 아니라 양당이 접전을 벌여온 주에서도 올해 들어 의회가 한 방향으로 정책을 몰아가는 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 정부나 의회의 정책 방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주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권자들의 견해가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의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밀어준 플로리다주는 이후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고, 대선 공화당 잠룡인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낙태를 제한하고 미성년 성소수자의 의료보장을 제한하며 사형제 요건을 완화하는 등의 법안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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