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우크라이나 난민과 관련한 성 착취 영상물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침공으로 터전을 잃은 이들을 보호하기보다 성 착취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진 셈이다. 난민이 성 착취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학술·연구 서비스 기업 톰슨 로이터는 글로벌 검색 엔진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개전 1개월 차였던 지난해 3월 기준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성 착취적 용어 검색량이 이전 대비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스페인과 폴란드에서는 우크라이나인 관련 성 착취물 검색량이 개전 6개월 전과 비교해 각각 600%, 130% 늘었다.
영국에서는 우크라이나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 관련 검색어 검색량이 200% 뛰었다.
우크라이나 난민이 등장한다는 성 착취물 영상의 조회수도 지난 6개월간 급증했다. 이들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상물 13건은 1월에만 조회수 27만5천 건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오스트리아, 체코, 덴마크, 프랑스, 스위스 등 서방 각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이런 수요에서 이득을 취하려는 포주도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취약한 경제적 상황 등을 미끼로 음란물에 출연하거나 성매매할 여성을 찾는 '공고'가 늘었다고 한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인신매매 근절 특별대표 발리언트 리치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이 사용하는 채팅에서 (성 착취물 출연 등에 대한) 모집 시도가 있었다는 직접적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유엔여성기구는 러시아 침공 이후 발생한 인신매매 관련 범죄 65%는 여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들 여성은 대부분 성 착취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톰슨 로이터는 OSCE와 협력해 난민에 대한 성 착취를 막고 이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나 온라인상 이같은 수요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치 대표는 "이번 분석은 전쟁을 피해 탈출하는 여성과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톰슨 로이터의 인권 범죄 관련 담당 수석 고문인 헤더 피셔도 "우크라이나 난민과 관련된 경멸스러운 자료에 대한 인터넷상 수요는 인신매매범에게 여성과 어린이를 성적으로 착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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