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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과잉진압에 사망한 흑인 타이어 니콜스 영상 공개

주형석 기자 입력 01.28.2023 09:19 AM 조회 6,217
테네시 경찰관 5명의 교통단속 중 구타 장면 고스란히 담겨
테이저 건 발사해 제압하고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가격
니콜스, 구타당하며 “엄마, 엄마” 반복.. 사건발생 3일 후 숨져
美 사회 전체, 큰 충격 받아.. 조 바이든, “분노한다” 엄마에 전화
경찰 과잉진압에 사망한 흑인 타이어 니콜스(29) 파문이 이번에 영상 공개를 통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남부 테네시 주에서 교통 단속 중인 경찰관 5명이 20대 흑인 남성 한명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상황이 담긴 충격적인 내용의 비디오 영상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가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는 분위기다.

타이어 니콜스는 제압당한 그 자리에서 사망하지 않았지만 병원에 입원한 이후 사흘 만에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CNN과 로이터, AFP통신 등 주요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토) 저녁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교통 단속 중인 경찰들이 흑인 청년 타이어 니콜스를 무력으로 강력하게 진압하고 지속적으로 구타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Body Cam’ 영상이 거의 1시간여 분량으로 공개돼 당시 생생한 모습을 알 수있게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7일 저녁 8시25분쯤 여러명의 경찰관들이 니콜스를 운전석에서 끌어내렸다.

니콜스는 “빌어먹을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며 집에 가려고 한 것뿐이라고 말하고 반발하자 경찰들은 강제로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바닥에 눕혔다.

실랑이 끝에 니콜스가 가까스로 경찰들을 빠져나와 도망치자 경찰관들 중 한명이 그를 향해 테이저 건을 최소한 1발 발사했다.

이후 경찰관들은 니콜스를 붙잡아 발로 차고, 주먹을 날리는 등 가격했다.

니콜스는 경찰관들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하면서 큰 소리로 “엄마! 엄마!”를 반복해 부르는 것이 똑똑히 들렸다.

니콜스 어머니 집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 불과 80야드(73m) 거리였다.

니콜스는 사건이 일어난지 3일 뒤인 10일(화)에 4살 아들을 남겨두고 신부전증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니콜스를 사망에 이르도록 폭행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이들 5명 경찰관들은 사건 이후 모두 해임됐고 2급 살인, 폭행, 납치, 공권 남용, 억압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아들 니콜스를 잃은 어머니 로우본 웰스는 기자회견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로우본 웰스는 자신이 엄마로서 자녀가 필요로 할 때 가장 힘든 순간에 엄마를 부른다는 걸 안다며 아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함께 그 곳에 있지 못했다며 엄마! 엄마!를 부른 아들을 떠올리면서 자책했다.

로우본 웰스는 자신의 아들 니콜스가 아름다운 영혼이었다며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거의 완벽한 착안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니콜스 가족 법률대리인 안토니오 로마누치 변호사는 청년 니콜스가 경찰관들로부터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면서 한 명, 두 명도 아닌 경찰 5명이 동시에 니콜스에게 해를 가했고 자유와 헌법적 가치를 억압했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멤피스 경찰국 세를린 데이비스 캡틴은 공식기자회견에서 경찰관들의 행동이 악랄하고 폭력적이며 비인간적이었다고 인정했다.

니콜스가 난폭 운전을 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보디캠 영상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니콜스 체포 당시 영상이 공개되자 전 미국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분노를 표출하고, 깊은 고통을 호소했다.

직접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서 통화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도의 뜻을 나타내면서 10~15분간 통화했다.

백악관은 이번 사건으로 전국적 항의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애틀랜타,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12개 이상 시 정부에 시위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 지원 방안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앞서 2020년 5월 미네소타 주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목이 눌린 채 비참하게 사망하자 전국적으로 빠르게 ‘Black Lives Matter’, BLM 시위가 확산된 계기가 됐다.

셰를린 데이비스 캡틴은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려했기 때문에 경찰 ‘Body Cam’영상 공개를 이번에 늦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니콜스 사망과 관련해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사람들을 정당하게 분노하게 할 것이지만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폭력이나 파괴 등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시위대에게 평화로운 시위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숨진 니콜스의 어머니 로우본 웰스도 CNN과 인터뷰에서 경찰관이들이 아들을 가혹하게 때렸다고 언급하고 온몸이 멍투성이였고 머리는 수박만큼 부어올랐으며 목은 부러져 있었고 코는 S자로 휘었다고 전했다.

기적적으로 살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들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로우본 웰스는 도시를 불태우고 거리를 파괴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들 니콜스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았을 거라며 니콜스와 자신을 위해 함께 한다면 평화적으로 시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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