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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돌아가면 죽음뿐”…병역거부 청년 인천공항에 갇혀 지내

심요나 기자 입력 01.24.2023 10:56 AM 수정 01.24.2023 04:46 PM 조회 5,416
한국 법무부, ‘징병 기피는 난민 신청 사유 아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처럼 느껴져
한국, 지난해 난민 신청자 중 1%에게만 지위 부여
우크라이나 전쟁 징집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친 러시아인 5명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한국 정부를 상대로 고소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5명은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30만명 동원령’ 발표 이래 지난해 말 각각 서울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다만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수개월째 공항 내 체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창문이 없는 지하에서 침낭에 의지해 잠을 자고 법무부가 제공하는 간단식으로 하루 세끼를 해결한다.

조식과 석식은 머핀과 과일주스, 중식은 기내식이 제공된다.

난민신청을 거부당한 청년 자샤르는 “우리는 보통 식사하지 않고 샤워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마치 동물원에 갇힌 동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마라크타예프는 “사람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 나 자신도 죽지 않기 위해 도망쳤다”고 망명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훨씬 전부터 푸틴 대통령의 부패한 정권에 격렬하게 항의해 왔다며 징병통지서를 받고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SCMP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되는 것을 피해 자국에서 탈출한 러시아인들은 한국이 망명 신청을 거부한 후 그들 목숨이 위태롭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망명 거부 항소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법센터 이종찬 변호사는 “그들은 난민 지위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받을 기회를 거부한 법무부 결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징병 기피는 ‘난민 신청 사유로 타당하지 않다’며 망명 신청을 거절했다. 

법무부 결정에 대해 이 변호사는 “그들은 분명히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는 러시아 침략 전쟁에서 도망치고 있다”며 “5명 중 3명에 대한 법원 판결은 1월 말로 예상되며 나머지 2건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외교학 전문가는 “법원은 아마도 이들에게 잠재적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를 제공할 것이지만 정부는 이들이 합법적인 난민으로 한국에 사는 것은 허용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는 그들이 러시아로 가면 확실히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다시 추방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는 그들이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은 약 2000명 난민 신청자 가운데 약 1%에게만 지위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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