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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 끓는 "지옥행성"이 된 40광년 밖 슈퍼지구 "얀센"

연합뉴스 입력 12.09.2022 11:10 AM 조회 616
더 바깥서 형성된 뒤 200만㎞까지 별에 접근…형제 행성과 다른 적도 궤도 돌아
'지옥행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40광년 밖 슈퍼지구 '얀센' 상상도 [ESA/Hubble, M. Kornmesser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곳에서 태양과 비슷한 별을 돌고있는 암석형 행성 '얀센'(Jassen)은 '지옥행성'(hell planet)이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지구의 8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슈퍼지구'이지만 항성에 바짝 붙어 공전하다 보니 표면 온도가 2천℃ 가까이 돼 용암이 끓어오르는 지옥과 같은 행성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행성이 원래부터 이렇지는 않았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몬스재단에 따르면 산하 '플랫아이언연구소' 컴퓨터천체물리학센터(CCA)의 자오 릴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얀센이 '코페르니쿠스'(55 Cnc)로 알려진 항성 앞을 지날 때 나타나는 미세한 별빛의 변화를 측정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얀센이 지구와 코페르니쿠스 사이에 있을 때 미세하게 변하는 별빛을 측정하기 위해 애리조나주 로웰천문대 망원경에 장착된 '익스프레스'(EXPRES)라는 분광기를 이용했다. 익스프레스는 '초정밀분광기'(EXtreme PREcision Spectrometer)라는 영어 단어의 알파벳을 조합한 것으로, 이름 그대로 빛의 적색과 청색편이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성능을 갖췄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얀센이 코페르니쿠스 행성계 내 4개 형제 행성의 궤도와 달리 항성의 적도를 따라 돌고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와 약 200만㎞ 거리를 두고 17.5시간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 얀센이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덜 뜨거운 곳에서 형성된 뒤 서서히 항성에 다가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얀센이 코페르니쿠스에 가까워지면서 항성의 중력이 더 강해져 얀센의 공전 궤도를 바꾸게 됐다는 것이다.

자오 박사는 '55 Cnc e'로도 알려진 얀센이 원래 형성된 곳에서도 너무 뜨거워 표면에 생명체가 살 수는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행성의 형성과 이동에 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코페르니쿠스 행성계는 얀센을 비롯해 모두 5개의 행성이 적색왜성과 쌍을 이룬 주계열성인 55 Cnc를 돌고 있다.

연구팀은 얀센의 궤도를 파악하기 위해 도플러 효과를 활용했다.

광원이 다가올 때는 파장이 짧아지며 붉은색을 띠고(적색편이), 멀어질 때는 반대로 파장이 길어지며 청색이 짙어져(청색편이) 공전하는 별의 반쪽은 점점 붉어지고 다른 반쪽은 더 파래지며 중간은 색 변화가 없는데, 얀센이 빛을 가리는 영역을 측정해 공전궤도를 추적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런 빛의 차이는 아주 미세해 측정하기가 까다로운데, 익스프레스를 통해 얀센이 적도를 따라 공전하고 있으며 형제 행성들과는 다른 궤도를 돌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코페르니쿠스가 자전하면서 원심력으로 중간 부위는 약간 더 돌출하고 극지는 평평해져 얀센을 적도 궤도로 끌어당긴 것으로 분석했다.

태양계는 지구를 비롯해 8개 행성이 같은 원시행성계원반에서 형성돼 공전궤도면이 차이 없이 거의 비슷해 팬케이크와 같은 평평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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