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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서 이란 퇴출해야"…여성 인권단체, FIFA에 서한

연합뉴스 입력 09.30.2022 02:23 PM 조회 2,273
2019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이란-캄보디아전을 관람하는 이란 여성팬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여성 인권단체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3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 '오픈스타디움'은 FIFA에 서한을 보내 이란 당국이 여성 팬들의 축구 경기 관람을 계속해서 금지하고 있다며 월드컵 퇴출을 촉구했다.

단체는 "이란 여성들은 40년 넘게 기본적인 자유를 거부당해 왔다. 스포츠를 즐기고,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좋아하는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이 금지됐다"면서 "이란 축구협회는 정권의 공범일 뿐 아니라 여성 팬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축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를 언급하며 "아미니의 사망 이후 일어난 시위와 이에 대한 정권의 탄압은 여성 축구 팬들에게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킨다. 그는 경기장 입장을 시도하는 이란의 여성 팬들이 주로 끌려가는 그 구치소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오픈스타디움은 "FIFA는 왜 기본적인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국민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이란에 국제무대 출전 기회를 주는가"라며 "FIFA 규정 3조와 4조에 따라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을 즉시 퇴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해당 조항들은 성별과 인종, 종교, 성적 지향 등에 따른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며 이를 어길 시 자격 정지 또는 퇴출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IFA와 이란 축구협회는 해당 단체의 요청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종교 율법을 엄격히 시행한 이란은 여성의 축구장 입장도 불허해 왔다.

이에 오픈스타디움은 10년 넘게 이란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왔으나,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뒀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압력에 못 이겨 2018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2019년 10월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이란-캄보디아전(이란 14-0 승) 등 일부 경기에서 소수의 여성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그러나 올해 3월 마슈하드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레바논전에선 여성용 입장권을 판매하고도 여성 관중의 입장을 불허한 바 있다.

이란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B조에서 잉글랜드, 미국, 웨일스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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