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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파운드화 폭락, 유럽 통화 위기.. Fed 금리인상 영향

주형석 기자 입력 09.24.2022 09:41 AM 조회 5,199
파운드-달러 환율, 어제 장중 1파운드에 1.0840달러 하락
전 거래일 대비 거의 4% 폭락, 1985년 이후 37년만에 최저치
유로-달러, 1유로 0.9690 달러.. 8월 중순 이후 계속 1달러 아래
당분간 반등 쉽지 않아, Fed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 유지 때문
유럽의 경제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상 준기축 통화로 여겨졌던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Fed 3연속 자이언트 스텝 이후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폭락하면서 유럽에 통화위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경기 하강이나 경기침체를 넘어서는 위기 수준으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 전문지 ‘Market Point’ 등에 따르면 파운드·달러 환율은 어제(9월23일) 장중 1파운드당 1.0840달러까지 내려간 상태다.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파운드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1파운드의 가치가 1.09달러 아래로 떨어졌는데 전 거래일 대비 4% 가까이 폭락한 수치라는 분석이다.

파운드화 가치가 이 정도 레벨로 폭락한 것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이후 37년 만이다.

파운드화 대폭락은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 직후 나왔다.

영국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40%로 내리고,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규모 감세 정책을 전격 발표했는데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英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영국 정부 감세안은 지난 1972년 이후 50년만에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매우 싸늘하게 나타났다.

영국 정부 감세안을 비웃기라도 하듯 투자자들은 파운드화를 내던지는 투매로 반응했다.

물가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돈을 푸는 감세는 재정건전성만 악화시킬 뿐 인플레이션 잡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진단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영국의 경제 성장세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 수석분석가는 영국의 감세 정책이 정부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파운드·달러 환율이 유로·달러 환율에 이어 Parity(1대1 교환)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달러 대비 역대 최저 환율인 1파운드에 1.052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뜻이다.

유로화 역시 Fed 금리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폭락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어제 1유로당 0.9690달러를 나타냈다.

1유로를 1달러에 못 미치는 가격에 사겠다는 호가가 나온 것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7월 중순쯤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8월 중순 이후부터는 줄곧 1달러를 넘지 못하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로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첫 해인 2002년 이후 공교롭게도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는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Fed의 초강경 긴축 모드가 이변이 없는한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경제 불투명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의 달러화에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에서 빠져 나간 돈이 계속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어제 달러화 가치는 최근 분위기를 반영하며 폭등했는데,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3.23까지 치솟았다.

2002년 12월 이후 거의 20여년만에 달러인데스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미 유럽 통화위기 공포론까지 나오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서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떨어지는 추세여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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