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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후보2" 라미란 "저 아닌 주상숙 상상할 수 없죠"

연합뉴스 입력 09.23.2022 09:40 AM 조회 2,091
거짓말 못하는 강원도지사 역…"정치인은 더 정직해야하지 않을까요"
영화 '정직한 후보 2'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라미란 아닌 주상숙은 상상할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웃음)"

배우 라미란이 2년 만에 정치인 주상숙으로 돌아왔다.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정직한 후보 2' 출연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토로했다.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는 거고, 1편이 다른 영화처럼 모두가 인정할만한 흥행을 한 것도 아닌데 그냥 우리의 욕심으로 2편을 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고요. 더 웃겨야 한다는 조급함도 있었죠. 그래도 '하고 후회하자'는 게 제 삶의 모토이기도 해서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습니다."



배우 라미란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직한 후보 2'는 전(前) 국회의원 주상숙이 강원도지사가 된 후 다시 한번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작품에서는 주상숙뿐 아니라 비서실장 박희철(김무열 분)도 함께 '진실의 주둥이'를 갖게 되면서 위기는 배가 된다.

라미란은 "무열 씨가 함께해서 너무 좋았다"며 "기댈 수 있는 기둥이 생긴 것 같았다. 확실히 (전편처럼)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것보다는 부담이 덜 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상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며 "애착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가끔은 '정치인으로서 너무 능력이 없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적나라하게 일차원적인 모습으로 재미를 드리다 보니까 캐릭터로서는 웃길 수 있지만요.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매력 있는 인물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영화 '정직한 후보 2'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계에서 은퇴한 뒤 은둔하며 살던 주상숙은 우연한 기회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강원도지사가 된다. 그러나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던 결심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라미란은 "일반인도 수많은 거짓말을 하고 사는데 정치인이라고 뭐 다르겠냐"면서도 "그래도 정치인은 달라야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무언가를 결정하고 추진하고 실행해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처럼 좀 더 스스로 혹독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뭐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말라기보다는 '어떤 정치를 하겠다'라는 방향성이나 의지가 쉬이 꺾이지 않았으면 해요."

영화 속 주상숙의 적은 아첨하는 부하직원 조태주(서현우)도, 젊은 건설사 CEO(최고경영자) 강연준(윤두준)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의 주 무기인 거짓말을 앗아가는 것은 타인이 아닌 초심을 잃어버린 자신이기 때문이다.

라미란은 "배우로서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저도 모르게 쌓인 매너리즘"이라고 고백했다.

"어느 순간 제가 하는 게 다 읽히고, 지겨워지고 그런 시기가 꼭 올 거라고 봐요. 이미 그런지도 모르죠. 그랬을 때 제가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아니면 겸허히 받아들일지는 닥쳐봐야 알 것 같아요."



배우 라미란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직한 후보'뿐 아니라 '내안의 그놈'(2018), '걸캅스'(2018) 등 코미디 장르 작품을 많이 해 온 그는 '라미란 표 코미디', '코미디 퀸'과 같은 수식어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저는 주어진 텍스트를 잘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고 기본 뼈대를 만들어주신 분들은 따로 있으니까요. (그런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하고, 다른 색의 작품을 좀 많이 하려고 해요. 11월에 개봉하는 '고속도로 가족'은 웃음기가 하나도 없는 영화거든요. 이미지가 하나로 굳어지지 않도록 나름 애쓰고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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