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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푸틴 검열 뚫으려 러 가상사설망 보급에 돈댄다

김신우 기자 입력 07.03.2022 02:56 PM 조회 4,292
러시아 국민이 자국 정보규제를 뚫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며 미국이 검열 회피용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기업에 자금을 댄다고 AFP 통신이 오늘 (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전쟁에 비판적인 자국 내 독립 언론사를 겨냥한 탄압과 검열을 강화하고 언로를 국영매체로 사실상 통폐합했다.

정부는 정보 자유와 인권 증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 오픈기술펀드(OTF)를 통해 러시아 서비스에 나서는 가상사설망(VPN) 기업에 매년 평균 4백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러시아 국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단행한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 참상에 대해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접근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VPN은 접속자의 IP 위치정보를 다른 지역으로 바꿔 특정 지역에서 차단된 인터텟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일단 랜턴, 사이폰, 엔티에이치링크 등 3개 기업이 이 서비스를 위해 자금 지원을 받는다.

OTF는 러시아 국민 약 400만 명이 사이폰과 엔티에이치링크에서 VPN 서비스를 받는다고 추정했다.

더크 로덴버그 사이폰 선임고문은 "2월 24일 러시아 침공 전 하루 4만8천 명이던 러시아인 이용자가 3월 중순 1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이제 하루 평균 러시아인 150만 명이 VPN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루카스라고만 밝힌 랜턴 대변인도 "독립 언론에 접근하려는 사람이 우리 서비스의 주 이용자"라며 "OTF 후원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PN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는 러시아 국민은 예전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일부 우크라이나 지도자는 러시아를 타격하기 위해 인터넷 접근을 아예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반전 운동가를 결집하고 저항을 이어나가기 위해 인터넷은 필수라는 반대 의견도 많다.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여론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얼마나 오래 끌고 갈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그 때문에 서방은 장기 소모전으로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에서 정보전의 중요성을 점점 크게 체감하고 있다.

루카스 대변인은 "러시아가 모든 웹사이트를 제재할 준비는 돼 있지 않았다"며 "사이폰과 랜턴은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위주의 국가들에서는 정보 통제 강화를 위해 VPN 소프트웨어까지 차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9년 홍콩 시위 등의 이유로 VPN을 통한 인터넷 우회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중국 본토에서 접속 가능했던 몇 안 되는 영미 언론 워싱턴포스트, NBC, 가디언 홈페이지 접속도 불가능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VPN 기업들은 정부가 차단하기 어려운 온라인 플랫폼에 VPN 설치 프로그램을 숨기고, 사용자끼리 VPN 기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랜턴 대변인은 "랜턴과 사이폰은 트래픽을 숨기고 러시아 정부에 서버가 탐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교한 방법을 마련해놨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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