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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짐승처럼 다뤄"…"UCL 소동" 리버풀 팬들, 佛의회서 증언

연합뉴스 입력 06.22.2022 08:52 AM 조회 844
레알 마드리드 팬도 "리버풀 팬이 옳아…경찰, 강도짓 방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지연 안내가 뜬 스타드 드 프랑스 전광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팬들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의회에서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앞서 치렀던 곤욕스러운 순간을 증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상원 의원으로 꾸려진 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 리버풀 팬들이 출석해 UCL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28일 현지 청년들과 경찰 모두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파리 외곽 생드니에 있는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개최된 결승전에서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1대 0으로 꺾고 우승했다.

그런데 이날 시합은 경기장 밖에서 혼란한 상황이 펼쳐지는 바람에 30분 늦게 시작됐다.

일부 리버풀 팬이 입장권도 없이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했다고 판단한 경찰이 진압 작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아동과 장애인들을 향해서까지 최루가스와 페퍼 스프레이를 분사했다.

이에 영국 언론들은 '과잉 진압'을 벌인 현지 경찰이 리버풀 팬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당시 지역 청년 수백명이 일으킨 강도와 절도 행각을 덮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UEFA 챔피언스 리그 경기장 지키는 경찰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당국은 줄곧 이런 소동이 벌어진 이유를 리버풀 팬들에 돌렸지만 리버풀 팬들은 현지 강도, 조직적 문제, 과도한 경찰 대응 때문이라고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었다.

결국 지난 9일 디디에 랄르망 파리 경찰청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당시 잘못 대응했다고 시인했지만, 이후로도 조사에 나선 상원 의원들의 활동은 이어졌다.

지난 15일 상원 의원들은 경찰이 페퍼 스프레이를 팬들에게 뿌리는 장면을 체취한 경찰 측 영상이 삭제된 이유를 추궁하기도 했다.

21일 이어진 청문회에 출석한 대형 리버풀 서포터즈인 '섕클리의 정신'의 조 블롯 회장은 팬들이 파리에 도착한 시점부터 전경들이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리버풀 장애인서포터즈 단체 간부인 테드 모리스도 당시 현장에서 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애써던 쪽은 경찰이 아닌 팬들이었다며 "프랑스 당국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은 팬들을 짐승처럼 취급했다. 경멸스러운 대우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경기에서 리버풀과 맞섰던 레알 마드리드 팬들도 이날 청문회에서는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리버풀 팬들은 평화주의자였고, 올바른 행동을 했다"며 "(리버풀 팬들이 소동의 원인이라는) 당국의 주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청문회를 주재한 프랑수아 노엘 뷔페 공화당 상원 의원은 리버풀 팬들이 이번 소동의 주범으로 지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사위 의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결론을 다음 날인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프랑스 당국이 리버풀 팬들을 규탄하며 내놓은 근거 중 하나인 '가짜 티켓'에 대해서도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반박이 나왔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결승전 입장권이 없거나, 가짜 입장권을 들고 경기장을 찾아온 리버풀 팬들은 3만∼4만명에 달했다며 "조직적인 대규모 사기 행각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마틴 캘런 UEFA 운영본부장은 21일 "우리는 경기장 입구에서 2천600표가량 가짜 티켓이 제시됐다는 사실을 안다"며 "분명히 가짜 티켓 수천 장이 있었겠지만, 정확히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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