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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추적극 같은 "N번방 사건" 다큐…넷플릭스 "사이버 지옥"

연합뉴스 입력 05.24.2022 09:35 AM 수정 05.24.2022 10:33 AM 조회 1,663
몰입감 높여 사이버범죄 심각성 전달…공개 직후 각국서 뜨거운 반응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낯선 사람으로부터 도착한 메시지. 당신의 사진이 도용됐으니 확인해보라며 링크 하나를 보내온다.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사이버 지옥'이 시작된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이하 '사이버 지옥')는 2020년 초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일명 'N번방 사건'의 추적기를 그린다.

모바일 채팅 화면을 재연한 도입부는 신종 범죄 유형에 속하는 '사이버 성범죄'를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랜선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영화 '서치'(2018)를 떠올리게도 하는데, 시청자들이 피해자 눈높이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게 해 몰입감을 배가시킨다.

'사이버 지옥'은 당시 사건을 쫓던 이들의 증언과 재연 장면을 적절히 배치하며 한 편의 범죄 추적극처럼 흘러간다.

그동안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실제 범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와 달리 사건의 실체를 담는 데 집중했다.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호랑이 등 고양잇과 맹수 200여 마리를 키우는 조 이그조틱과 동물보호단체 대표 캐럴 배스킨의 갈등을 그린 '타이거 킹: 무법지대'나 데이트 앱 '틴더'를 통해 수백만 달러의 사기극을 벌인 사이먼 레비예프의 이야기를 담은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 등은 선정성이 부각됐다.

한가롭던 일요일 아침 한 통의 제보 메일을 받은 기자가 '박사방'의 실체를 알게 되기까지 과정, 이 사건을 파헤치던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의 이야기, 이들과 공조하며 범인을 추적한 경찰까지. 24명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N번방' 사건은 그간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던 수많은 사건의 조각을 하나의 완성된 퍼즐로 보여준다.

영리한 연출도 돋보인다. 최진성 감독은 일부 장면은 은유적 방식을 취한 모노톤의 애니메이션으로 범죄 사실을 묘사해 2차 가해의 발생 소지를 막으면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일깨운다.

또 어느 장면에서도 피해자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피해자라는 사실을, '박사' 조주빈과 '갓갓' 문형욱은 잡혔어도 사이버 성범죄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사이버 범죄를 정면으로 다룬 이 작품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뜨겁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 하루 만에 국내 넷플릭스 영화 순위에 2위로 진입한 뒤 3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 홍콩 등에서도 정상에 올랐으며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10위권에 들며 22일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세계 18위를 기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영화적인 접근 방식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 편의 영화처럼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하면서도 민감한 소재를 세심하게 연출한 웰메이드(잘 만든) 다큐멘터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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