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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트로트 붐 한 획 그어 자랑스러워…난 어르신의 아이돌"

연합뉴스 입력 05.13.2022 05:52 PM 조회 2,042
정규 3집 '연가' 발표…"살아계신 마지막 실향민 세대 위한 곡"
국악교육 축소 위기에 "말도 안 되는 일…할 말은 하는 성격"
가수 송가인





"설운도 선생님이 KBS '불후의 명곡' 출연 당시 '집에서 놀고 있는 선배들 방송도 출연시켜줘서 고맙다'고 농담을 해 주셨는데, 이런 말이 너무 감사하고 큰 힘이 됐어요. 저도 선배들처럼 후배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주변 동료들을 잘 챙기고 있습니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13일 서울 강남구의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 시대 트로트 붐에 한 획을 그어 자랑스럽다"며 "어디를 가든지 최선을 다해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데뷔한 그는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송가인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적인 성공을 거둔 것과 더불어 힘을 쏟아온 트로트가 부흥하는 기쁨을 누렸다.

송가인은 "내가 그렇게 트로트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어르신의 아이돌이 됐다"며 나이 지긋한 팬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스타덤은 감동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팬과 선후배들이 보고 있기에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에 항상 어깨가 무겁다"며 "선배들도 이제 히트곡이 나와야 한다고 하셨지만, 욕심은 안 부린다. 다 때가 있기 마련"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송가인은 지난달 정규 3집 '연가'를 내놓고 간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2집에서는 세미 트로트 장르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자신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진한' 전통 트로트로 꽉꽉 채웠다.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은 '동백아가씨'를 만든 고(故) 백영호 선생이 작곡한 노래로, 고향을 갈 수 없는 실향민의 절절한 한(恨)을 담아냈다.

송가인은 "아마 지금 남아계신 실향민이 살아계시는 마지막 세대일 것"이라며 "'비 내리는 금강산'은 이분들을 위한 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아는 지인께서 북한에 누나가 계시는데, 내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났다고 전화해주셨다"고 했다.

'미스트롯' 이후 트로트 붐이 일어났지만, 면면을 따져보면 그 세부 장르는 매우 다양하다.

'이지 리스닝'이 가요계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에서도 상대적으로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 정통 트로트에 천착하는 그의 뚝심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제가 국악을 했는데, 국악이 '찐'하단 말입니다. 국악에 (음악의) 기초를 뒀기 때문에 전통 트로트가 어렵지 않았어요. 꺾는 목, 굴리는 목 등이 전통 트로트의 창법과 비슷하거든요."



가수 송가인





송가인은 "내가 세미 트로트 같은 가벼운 노래를 부르면 '맛'이 나지 않더라"며 "나만의 장점을 찾을 수 있는 곡이 전통 트로트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이달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와 전주 등을 순회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에도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팬을 대면하지 못했기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송가인은 "트로트뿐만 아니라 전공한 판소리와 민요 등 국악도 다양하게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자기 음악의 뿌리가 국악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그는 최근 국악계에서 빚어진 '국악 교육 축소 우려'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송가인은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목소리를 높여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다른 사람처럼 트로트만 했다면 지금의 한(恨)스러운 목소리도 내지 못했고,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도 못했다. 소리를 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이라며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하는 성격이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느덧 송가인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경력 수십 년이 흔한 트로트계에서 그러나 자신은 아직 새내기에 불과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송가인은 "힘들 때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팬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며 "힘든 무명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늘 생각하며 무대에 아무렇지 않게 서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데뷔 10주년이 됐네요.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죠. '트로트 가수가 아직 10년밖에 안 됐어?' 이런 느낌인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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