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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다단한 사건 뒤 남겨진 인물들의 선택…영화 "스틸워터"

연합뉴스 입력 09.27.2021 09:49 AM 조회 283
영화 '스틸워터'[CJ CG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람에 대해 명료한 평가를 하는 일은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기보다도 어렵다.

부끄러움과 분노, 사랑받고 싶어하는 갈망, 죄책감 등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지닌 인간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는데, 영화 '스틸워터'는 그런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2007년 이탈리아로 교환학생을 갔던 미국인 학생 아만다 녹스가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7년간의 공방 끝에 명확하지 않은 정황 증거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건이지만, 영화는 사건 자체보다 각색된 사건 뒤에 남겨진 인물들에 집중한다.

석유 채굴 노동자지만, 일거리가 없어 건설 현장을 옮겨 다니는 아버지 빌(맷 데이먼)은 딸의 결백을 믿지만, 이탈리아 마르세유 감옥에 면회하러 가는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딸 앨리슨(아비게일 브레스린)은 의지할 사람이 아빠뿐이지만, 과거의 실망스러운 사건들 때문에 아빠를 믿을 수 없다.
 

영화 '스틸워터'[CJ CG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빌은 딸의 부탁으로 변호사를 찾아가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단서를 전달하지만, 다시 사건을 조사하는 것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는다. 딸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던 빌은 스스로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게 된다. 하지만 타국에서 미해결 사건의 단서를 쫓는 일은 쉽지 않다.

빌과 앨리슨은 복합적인 내면을 지니고 있는 인물로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망가진 인생을 바로 세워보려고 애쓰는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도덕성의 타락을 드러내기도 한다. 두 사람이 놓인 절박한 상황은 안타까움을 사지만 이들의 행동을 연민으로만 이해할 수는 없다.

두 사람을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점 같은 역할을 하는 이는 어린 딸 마야와 마르세유에 사는 버지니(카밀 코탄)다. 불어를 못 하는 빌이 사건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버지니는 인종차별에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비인간적인 행태에 분노한다. 마야 역시 빌이 앨리슨과는 가지지 못했던 부녀관계의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스틸워터'[CJ CG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시간 20분에 달하는 긴 상영 시간 동안에는 빌이 추적하는 사건의 진실 외에도 인종, 성별, 정치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벗어나고 싶어했던 앨리슨은 레즈비언이고, 청바지를 입은 영락없는 미국인 빌은 프랑스인들에게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다. 다양한 국적의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마르세유에서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백인, 자국민 보호가 최우선인 국가 등이 묘사된다.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를 은폐해 온 가톨릭교회의 부패를 폭로한 기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트라이트'로 아카데미 2관왕에 오른 토마스 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다음 달 개봉 예정.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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