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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신호탄 "통신선 복원"…북미 비핵화 대화로 이어질까

연합뉴스 입력 07.27.2021 10:15 PM 조회 203
'남북개선→북미대화' 선순환 주목…셔먼 '방한→방중' 북미대화 정지작업?
한미연합훈련·인권문제·北의 제재해제 요구 등 난관 적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남북이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며 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남북 간 소통이 하노이 회담을 끝으로 사실상 문을 닫은 북미 대화의 창을 열어젖힐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과거 북미 대화가 긍정적인 남북관계를 토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다시 머리를 맞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대화와 외교를 핵심축으로 하는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마무리하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방식의 정상 간 톱다운은 아니지만 '전략적 인내' 정책과도 멀리하며 외교로 직접 관여하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다.

북한은 석 달 가까이 미국의 손짓을 외면하며 사실상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이 기간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는 측면은 북한의 마음 먹기에 따라 북미 대화의 시계가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돌파구는 결국 북미 대화다. 그런 맥락에서 남북 대화 재개를 계기로 북미 간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에 직접 관여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관계와 북미대화의 선순환을 기조로 삼아왔다.

바이든 정부 역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2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동맹재단 행사에 참석한 뒤 남북 통신선 복원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북한과의 소통과 대화를 지지한다"는 짤막한 답변을 내놨다.

미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미 정부도 현 상황을 북미 대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미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의 최근 방중도 눈여겨볼 만하다.

셔먼 부장관은 방중 기간 왕이 외교부장 등과 회담하면서 미중 간 협력 현안으로 북한을 적시했다. 중국이 북한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한반도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국의 협조가 절실해서다.

셔먼 부장관이 방중 직전 한국을 찾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남북 정상이 4월부터 서신을 교환하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다져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가 셔먼의 아시아 순방 직전에 통신선 복원 예정 사실을 귀띔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남북 대화 재개 가능성을 사전에 언질 받고 중국에 한반도 정책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거나 나아가 한반도 문제를 깊이 논의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남북 통신선 복원이 북미 소통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게 사실이지만 난관 역시 적지 않다.

당장 북한은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인하기 위해선 규모를 조정할 필요성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미국은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혀 왔다.

미 국방부는 이날 통신선 복원에 따른 훈련 조정 가능성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며 한미훈련은 한국 정부와 질병관리청의 지침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대유행 상황에 따른 한국 방역 당국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정 부분 규모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물론 실제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문제다.

미국이 인권을 고리로 북한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바이든 정부는 대외정책 핵심 기조인 인권을 무기로 사회주의 국가를 압박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대화하자면서도 북한의 인권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현안이 산적하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에 '미국이 돌아왔다'를 일성으로 삼은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외교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다. 쌍방 제재와 거친 설전이 오갈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이슈가 당장 급한 게 아닐 수 있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와 아프간, 이라크 이슈 등 처리해야 할 이슈가 널려 있다.

다만 미국이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 종료 선언으로 몸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미국의 시선은 북한으로 곧장 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미 서로의 셈법이 다르다는 점도 대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선(先) 제재 해제를 요구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비핵화에 대한 중대한 진전이 없으면 불가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미가 대화의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부터가 큰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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