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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 개편 반년…차트 교란 줄었지만 "콘크리트 차트" 지적도

연합뉴스 입력 01.22.2021 09:54 AM 조회 426
24시간 누적 재생 집계 '24히츠'…단시간에 1위 만들기 어려워
큐레이션 기능 강화하며 '개인화' 속도
멜론 로고[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음원 플랫폼 멜론이 실시간 차트를 개편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된 실시간 차트의 폐해를 줄였지만, 차트에 의존해 음악을 들었던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 '총공' 화력에도 줄세우기 어려워져…"차트 올인 완화"

멜론은 지난해 7월 기존 실시간 차트를 개편해 '24히츠'(24hits) 차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개편 소식이 알려진 후 '총공'(팬들이 조직적으로 음원을 재생해 순위를 높이는 것) 등으로 인한 차트 교란이나 이른바 '음원 사재기'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24히츠' 차트는 1시간이 아닌 24시간 누적 단위로 이용량을 집계하고 한 사람이 24시간당 1회를 들은 것만 인정해 순위를 낸다. 따라서 특정 집단이 단시간에 어떤 노래를 최상위권으로 올려놓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지난 6개월 동안 '24히츠' 차트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전망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덤을 갖춘 아이돌 그룹이 신보를 내도 이전처럼 수록곡 '줄 세우기'를 하거나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가는 현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한 아이돌 그룹이 발표한 새 앨범 타이틀곡은 발매 직후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찍었지만, 24시간이 지난 뒤에도 멜론 차트에서는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아무리 음악을 재생해도 순위가 오르지 않는다는 팬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음악평론가는 22일 "전반적인 언론 보도를 보면 멜론에서 몇 위를 했다는 것이 부각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팬들의 멜론 차트 '올인'이 완화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멜론 '24히츠' 차트 [멜론 애플리케이션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최신 인기곡 반영 못 한다는 단점 지적도

그러나 '24히츠' 차트는 여러 단점도 제기됐다. 먼저 최신 인기곡을 차트에 바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구버전의 실시간 차트를 보기 위해 멜론 애플리케이션을 일부러 업데이트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있는가 하면, 소셜미디어에 개편 전 차트를 공유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차트는 길게는 수십 년간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차트에 저항감이 들 수 있다"면서 "그런 이용자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기'를 할 가능성도 크다"고 짚었다.

최신곡이 24시간 동안 누적 재생수에서 기존의 인기곡을 제치기 어려워, 순위 변동이 거의 없게 되면서 차트가 '콘크리트화'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예컨대 엠넷 '쇼미더머니 9' 경연곡인 'VVS'는 지난 11월 24일 '24히츠' 1위에 처음 올랐는데, 지난 21일 오후 4시 기준으로도 여전히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도 경서 '밤하늘의 별을'(12월 발매),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8월), 장범준 '잠이 오질 않네요'(10월), 블랙핑크 '러브식 걸즈'(10월) 등 발매된 지 수개월이 지난 곡들이 톱5에 자리했다. 



멜론 6.0 업데이트 [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개인화' 서비스 강화 속도 내는 멜론

멜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오고 있다.

차트 밖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곡을 소개하는 '라이징31' 차트를 지난해 9월 신설해 '24히츠' 100위 안에 들지 못한 노래도 이용자에게 소개한다.

특히 이용자의 '개인화' 서비스에 속도를 붙이는 추세다. 최근 업데이트된 6.0 버전은 첫 화면에 데이터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인 '000님이 좋아할 음악'을 배치하고, '24히츠' 차트를 두 번째 화면으로 이동시켰다.

음원 플랫폼이 '차트 중심'에서 개인화로 변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0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음악을 듣기 위해 1순위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25.1%)였다. 유튜브 뮤직도 10.8%를 차지했다.

두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음악이 많이 있어서'(각 64.9%, 53.9%),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서'(각 20.9%, 47.1%) 순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인 스포티파이까지 올해 상반기 국내에 들어온다. 스포티파이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큐레이션을 내세워 세계 음원 시장의 선두로 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음원 플랫폼도 개인화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만 멜론 등이 '개인화'를 계속해서 밀고 나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스포티파이, 유튜브와 같은 전략을 취하다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이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다시 기존의 실시간 차트 카드를 들고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헌식 대중음악평론가는 멜론이 최근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데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로 인해 이용자 유입이 줄면 실시간 차트에 대한 유혹이 계속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