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교적 가풍이 강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한학을 가르치셨다. 큰 아버지는 육사 2기에 합격하셨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문이 될 뻔 하셨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결국 진학을 못하셨다.
아버지는 세속에 물들지 않은 선비였다. 그래서 집은 늘 가난했다. 나도 할아버지, 아버지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결혼정보회사 초창기에는 보수적인 결혼문화에 입각해서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가치관과 문화,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방향을 다시 잡았다.
30여 년 동안 많은 것이 깨지고, 정립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게 중에는 지켜야 할 가치도 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 깨야 할 것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재혼이라는 용어다.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지 싱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번역하는데, 막히는 단어가 있다. ‘재혼’이다.
재혼을 번역하는 게 애매하다. 우리처럼 명확한 단어가 있는 게 아니고,‘이혼했지만, 다시 결혼하려고 한다’, ‘사별했지만...’, 혹은 ‘사실혼이지만...’ 이런 복합적인 상황을 내포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에 번역이 어려운 것이다.
미국 커플이 있다. 남성은 뉴욕, 여성은 텍사스에 살고 있다. 온라인으로 매칭을 했고, 부모님이 좋다고 해서 결혼하기로 하고 혼인신고를 먼저 했다.
비행기로 6시간 이상 걸리는 지역에 떨어져 살다 보니 계속 전화와 SNS로 연락을 하며 사귀다가 만났는데, 상대가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결혼을 안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미 혼인신고를 해버린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법률상 이혼을 해야 했다. 이런 경우 다시 결혼을 하려면 재혼이 되고, 재혼이라는 말은 두 사람의 실제 상황과는 다른 선입견을 주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요즘 동거하는 커플들이 많다. 혼인신고를 안하기 때문에 열 번, 스무번 동거를 해도 서류상으로는 초혼이다. 그래서 동거사실을 비밀로 하고 초혼처럼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초혼끼리, 재혼끼리라는 만남 공식도 깨지고 있다.
이렇게 가다 보면 재혼이라는 말이 무의미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초혼, 재혼 구분하지 말고 그냥 결혼으로 통칭하면 어떤 경계 없이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용어보다는 인식이 먼저인데,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으니 용어를 바꿔보자는 제안을 해본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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