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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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 금 꼬꼬뮤 키워드 "친구"

글쓴이: Gigawatt  |  등록일: 08.29.2024 08:24:15  |  조회수: 311
이번 주 꼬꼬뮤 키워드 '친구'에 대한 저의 선곡은 봄여름가을겨울 1집에 수록된 '보고 싶은 친구'입니다.

대학 시절, 저와 학과는 달랐지만, 함께 의기 투합하여 전산 동아리를 만든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의 약속 장소는 언제나 종로서적 컴퓨터 관련 도서 코너였습니다.
약간 괴짜이기도 했지만, 꿈과 희망, 비전이 있던 친구였기에, 저와 친구들은 그를 좋아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리 친구로부터 그 친구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저는 병원에 방문하여,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의식이 없던 친구의 모습을 유리창 너머로 보게
되었습니다.

방학이 지나, 다시 개강을 하게 되었고, 그 친구는 다시 학교에 오지 못했고, 결국 생을 달리 했다는
슬픈 소식과 함께, 그 친구를 실은 영구차가 학교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영구차의 도착 시각을 몰라, 저는 하숙방에서 과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동아리의 친구 한 명이 제 하숙방으로 급히 달려왔습니다.
친구를 실은 버스가, 그 친구와 제가 함께 강의를 듣던 건물 앞에서 갑자기 고장이 나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식을 전하러 온 친구는 아마도 네가 오길 기다리는 것 같다고 제게 말했고, 제가 도착을 하여 버스에
탑승을 하자마자, 거짓말처럼 바로 시동이 걸렸습니다.
먼저 일찍 떠나간 그 친구는, 마지막 길을 제가 함께 해주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화장이 끝난 후, 오열하시던 친구의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가슴에 묻길 원하신다며 친구들이 유골함을
처리해주길 원하셨고, 저는 그 친구의 유골함을 전달 받아 근처의 큰 저수지에 가서 뿌려 주었습니다.

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운구에 꽤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것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분골된 유골은 물에 뜨지 않는다는 것을요.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지금도 가끔 마음 속으로 그 친구의 이름을 불러보곤 합니다.
친구야, 그 곳에서는 평안히 쉬렴. 보고 싶다, 친구야.

https://www.youtube.com/watch?v=BCpXUAK2qEc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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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1집 - 보고 싶은 친구

보일 것 같은 너의 모습, 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고
들릴 것 같은 너의 음성, 귀 기울여도 들을 수 없네
지나간 밤, 잠 못 이뤄, 하얗게 지새웠지
기억 속에 잊혀만 가는, 마음에 마음에
보고 싶은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그리운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들릴 것 같은 너의 음성, 귀 기울여도 들을 수 없네
지나간 밤, 잠 못 이뤄, 하얗게 지새웠지
기억 속에 잊혀만 가는, 마음에 마음에
보고 싶은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그리운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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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ta99Chopin  17일 전  

    가슴 아픈 이 사연을 읽고, 잠시 눈을 감고-대학 시절때 있었던 일을 떠 올려 봤어요. 친구의 누나가 자살을 하여 오열하던 친구곁을 오랫동안 지켜준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의 어머니 목소리가 갑자기 누나 목소리로 바뀌어, 냉장고안의 소주를 가져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기억나는데, 정말 영혼이 있는게 분명합니다.

  • Terry0707  16일 전  

    감정이입이 되면서 코끝이 찡해졌어요 ㅠㅠ

  • Rita99Chopin  16일 전  

    선곡 들으니 짠 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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