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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Vs 이란의 비대칭 전투 이야기

글쓴이: Artchocolate  |  등록일: 05.13.2026 10:45:48  |  조회수: 44
요즈음, 우리는 언론을 통하여 “비대칭 전투”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군사 전문 사전에서 말하는 “비대칭 전투”란 적군은 가지고 있으나 우리는 가질 수 없는 무기로, 핵이나 생화학무기,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말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도록 상대방과 다른 수단과 무기로 수행하는 전쟁 양상을 뜻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당시의, 갑옷으로 무장한 4만여명의 잘 훈련된 정규 로마군에 비해 여러가지 조잡한 복장을 갖춘 1만여명의 파르티아군의 대결 역시 병력면에서 볼때 비대칭 전투임에는 틀림 없었다.


때는 기원 전, 53년 6월 9일, 오전 해가 떠오르자 후덥지근한 더운 사막의 열기도 함께 후끈 달아 올랐다.

카르헤 전투(Battle of Carrhae)가 벌어질 메소포타미아 사막에는 4만여명이 넘는 무장한 로마군이 집결하여 비장한 결의를 다지며 전방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천하무적의 근접전 방어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로마의 테스투도(Testudo) 진법은 라틴어로 거북(tortoise)이라는 뜻인데 진형을 쌓으면 겉에서 보기에는 거북이가 단단한 등껍질 속에 숨은 것처럼 보이는 '거북 대형(tortoise formation) 이다. 

이는 움직이는 성벽이라고 할 정도로 각자의 커다란 사각 방패로 1열은 전방을 방어하고 2열은 1열의 머리 위쪽을 방어하고 3열은 2열의 머리 위쪽을 방어하여 적의 화살 공격을 막아내면서 전진하는 로마 보병이 자랑하는 전술이었다.

이는 거대한 밀집대형 진법으로 근접형 전투에서는 유리하나 사방이 탁 트인 사막 지형에서, 그것도 기마병력을 상대로하는 전투는 승산이 없다는 지정학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라수스”는 4대1이라는 숫자의 병력과 잘 훈련된 로마의 정규군이라는 점에서 이를 무시해 버리고 말았다.


한 편, 약 1만여명의 병력을 이끄는 파르티아 의 지휘관“수레나스”는
10%의 카타프락토이(중장기병) 과 90%의 궁기병으로 분리하여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카타프락토이”란 강철로 중무장된 일종의 철기군으로, 기병뿐만 아니라 군마도 철갑으로 무장되었는데 이들은 4미터나 되는 긴 창이 주무기였다. 

더불어, 이들은 적을 기만하기 위해 겉에는 조잡한 천으로 가리고 있었는데 명령이 떨어지자 천을 벗어 버리고 돌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수레나스는 로마군이 경험해 보지 못한 두 가지 혁신적인 전술을 또 한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 첫번째는 “파르티안 샷”인데
“파르티안 샷”이란 말을 달리면서 몸을 틀어 쫒아오는 적을 향해 쏘는 화살로 이는 마치 오늘날의 말을 탄 저격수 같았으며 당시 로마 병사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두번 째는 “무한 탄약 시스템”으로
​보통 궁기병은 화살이 떨어지면 전장에서 이탈해야 한다. 하지만 ‘수레나스’는 화살을 가득 실은 낙타 천여마리를 후방에 배치해 '무한 탄약 시스템’을 이미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전투가 시작되자, 거북 대형(tortoise formation)을 향해 사방, 팔방에서 파르티아의 궁기병과 철기병들이 말을타고 나타나 포위 사격을 시작했다.

 얼마 후, 로마군이 자랑하는 방패를 겹쳐 성벽처럼 만든'테스투도(거북이)' 방어진은 바로 (고슴도치 방어진)이 되었으며 그 중 일부 화살은 방어벽의 틈새로 파고들어 부상병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오후가 되면서 사막의 열기와 함께 모래바람까지 덮치면서 일부 테스투도 방어진이 허물어 지기 시작했다.

 병사가 쓰러져 공간이 생기면 화살과 함께 파르티아 카타프락토이(중장기병) 의 4미터 짜리 창들이 방어진 안을 헤집고 다녔다.

이는 여태껏 로마군이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전투였으며, 이에 로마군은 전진을 멈추고 마상무술과 기병술로 무장한 파르티아의 화살비 앞에 꼼짝 못하고 있었다. 

방어진을 꽉 짜면 화살은 막지만, 파르티아의 긴창으로 중무장한 기병인 카타프락토이(Cataphract)가 달려들어 4미터짜리 긴창이 방패 벽 사이를 휘젓고 다녔다.

반대로 카타프락토이를 막기 위해 방어진을 풀라치면, 대기하던 궁기병들이 방패의 빈틈 사이로 빗발치는 화살을 퍼부어댔다.

로마군은 수장인 “크라수스”는 파르티아 궁병의 화살들이 곧 소진될 것이라 굳게 믿고 버텼지만, 

파르티아의 낙타 무기 보급선(Supply Chain)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로마군 입장에서는 "적의 화살이 끊이지 않고 쏟아지는" 공포를 고스라니 경험해야만 했었다.

​또 한, 이들의 화살은 ​강력하여 로마군의 방패뿐만 아니라 병사의 손과 방패를 관통해 고정시켜 버릴 정도로 충격적인 치명타를 주었다고 한다.

로마군은 하루 종일 제자리에 서서 화살의 과녁이 되었으며, 

참다못해 돌격하면 말을 타고 도망가면서 상체를 뒤로 돌려 화살을 쏘는 '파르티안 샷'에 고스란히 당할수 밖에 없었다. 

후방에서 이를 지켜보던 ’크라수스’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들 ‘푸블리우스’에게 기병대와 정예병을 주어 별동대를 급파했다. 

하지만 ‘수레나스’는 일부러 후퇴하는 척하며 ‘푸블리우스’를 본대에서 멀리 유인한 뒤 포위하여 전멸시켜 버렸다.

​잠시 후, 파르티아군은 ‘푸블리우스’의 머리를 창 끝에 꽂아 크라수스에게 시위 하자, 로마군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일몰이 몰려오고 밤이 되자, 파르티아군은 휴식을 위해 물러났다. 

이 때, 이미 로마군은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으며, 자식을 잃은 크라수스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로마군은 부상자 4,000명을 버려둔 채 인근 도시인 카레(Carrhae)로 밤을 틈타 후퇴했으며,

​다음 날 아침, 파르티아군은 남겨진 부상자들을 학살하고는, 카레 시를 완전히 포위하였다.


​”로마군은 카레(Carrhae) 시로 도망쳤지만, 결국 협상 과정에서 ‘크라수스’마저 살해 당하게 되고, 

로마군 4만 명 중 2만 명 전사, 1만 명 포로, 그리고 겨우 1만 명 정도만이 생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로마의 자존심 독수리 군기마저 일곱 개나 빼앗겼다.”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기고 카르헤 전투(Battle of Carthage)는 단 사흘의 전투끝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 패배 이후 로마는 보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중장기병과 자체 궁기병의 비중을 높이는 군제 개편을 단행하게 된다.

​로마 제국과 이란의 첫번째 전투인 “카르헤 전투”는 로마군 4만명이 사막 한가운데서 전멸당한 로마 역사상 최악의 패배로 기록 되었으며 "준비되지 않은 지휘관이 지형과 상성을 무시했을 때 어떤 참사가 일어나는가?"를 여과없이 보여준 가장 완벽한 예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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