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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 분노 난무한 트럼프의 75분 회견

문지혜 기자 입력 02.16.2017 06:15 PM 수정 02.16.2017 06:17 PM 조회 7,570
(CARLOS BARRIA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16일) 백악관에서 무려 75분 동안 선 채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달(1월) 20일 취임 후 가장 긴 시간의 회견이었다.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낙마한 앤드루 퍼즈더를 대신할 새 노동장관 후보 알렉산더 아코스타를 소개하려던 자리가 사실상 예정에 없던 ‘취임 한 달 회견’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의혹과 비판이 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심지어 언론이 고의로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며 언론 탓을 했다.

특히 네 차례나 ‘난장판’(mess)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국내외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의 책임을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난장판’을 물려받았음에도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잘 조율된 기계’처럼 돌아가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걸 해낸 대통령은 유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정부와 러시아와의 커넥션 의혹을 줄기차게 지적해온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사를 거명해 “(정보기관의) 정보 유출은 사실이고, 뉴스는 가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CNN 기자가 “대통령께서 우리 회사를 ‘가짜뉴스’라고 했는데…”라며 질문을 시작하자, 말을 가로채며 “(그러면) 말을 바꾸겠다. ‘진짜’(very) 가짜뉴스”라고 면박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흑인 여기자가 “도심 빈민가 문제 해결을 위해 흑인·히스패닉 의원 모임도 참여시킬 것이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그들이 당신의 친구냐.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말해 인종 차별성 발언이 아니냐는 논란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언론은) 당선에 필요한 270명은 커녕 230명 확보도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다”, “내가 당선되자 벌써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등 자화자찬성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광설’에 가까운 자신의 연설 태도를 언급하면서 “내가 호통치고 발광하는 게 아니다. 단지 당신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변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긴 시간 적극적으로 최근 제기된 모든 의혹을 일축하고 나섰지만, 오늘(16일) 회견에서 나타난 양측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언론들은 비판 일색의 평가를 내놓았다.

CNN방송은 ‘트럼프의 거친 기자회견 - 역사상 놀라운 순간’이라며 유례를 찾기 힘든 회견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놀랄 만한 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대해 다 건드렸고 불만이 가득했다”고 주장했고, NYT는 회견 내용에 대해 “백악관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비정상적으로 원색적이고 분노에 찬 방어로 일관됐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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