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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채무협상 난항 우려

안성일 입력 07.07.2015 05:26 AM 조회 413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급 정상회의를 앞둔 7일(현지시간) 꼬여버린 그리스 사태의 매듭이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유로존 정상들의 협상 테이블은 채권단의 긴축 협상안을 거부한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 처음 마련된다.

채권단의 주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며 그리스에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하면서 '공'을 그리스에 넘긴 상태다. 

그리스가 내놓을 새로운 협상안에는 채무탕감과 만기연장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가 반대로 나오자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의 분석을 토대로 채무 탕감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밝혔고 기오르기오스 스타차키스 그리스 경제장관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채권단의 일원인 IMF는 지난달 말 만기연장 등을 통한 부채경감이 없으면 그리스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다만, 채무 조정은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강하게 반대해 협상 타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남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회원국은 이미 그리스와 많은 연대를 보였고 최후의 제안은 아주 너그러운 것이었다. (유로존) 19개 회원국의 견해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리스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양국 정상은 유로존 회의 전 사전 조율 작업을 하려고 프랑스 파리에서 만났다.

반면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에도 그리스에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의 한 라디오와 인터뷰를 하고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관련한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그리스와의 협상을 위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과 IMF와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IMF가 내놓은 그리스의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특히 채무 조정을 강력히 반대한 독일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IMF는 유로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리스에서는 유동성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애초 이날 해제하기로 한 자본통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과 AFP통신은 은행 영업중단 등 자본통제 조치가 8일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은행 4곳의 소식통을 인용해 은행이 최소한 10일까지는 문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은행권의 한 고위 간부는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일일 인출한도(60유로) 정책에 맞출 수 있도록 은행권 수표와 현금 등을 준비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고 전하고 "상황에 따라 은행의 휴일이 다음 주 월요일(13일)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그리스 국민의 삶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리스에서 지급불능 사태가 임박했다"고 압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성명을 통해 그리스에 유동성 지원은 끊지 않지만 지원조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에 제공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의 담보 인정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으로 조정되는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조정 폭이 10% 수준으로 당장 지원 규모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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