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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완구 먼저 정조준.. 구체적 정황 가장 많아

안성일 입력 04.18.2015 06:20 AM 조회 1,057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리스트에 오른 8명의 여권 인사 중 구체적인 정황이 가장 많이 드러난 이완구 총리를 가장 먼저 정조준하는 모양새이다.

이완구 총리가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풀려면 지난 2013년 4월 부여청양 재선거 때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했는지 여부를 우선 규명해야 한다.

성 전 회장 측에서는 지난 2013년 4월 4일 오후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를 독대해 현금 3000만원이 든 '비타500' 상자를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총리가 3000만원 수수는 물론 독대한 적도 없다고 부인하자 당시 이 총리를 수행했던 운전기사 A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독대를 했다. 참모는 다 물리고 만났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이 총리의 선거를 도왔던 한 자원봉사자도 선거사무소에 있는 이 총리의 방 앞 탁자에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이런 가운데 수사팀은 지난 15일 압수수색에서 성 전 회장이 이용했던 차량으로부터 하이패스 단말기를 확보해 이용내역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4월 4일 성 전 회장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 전 회장 측의 주장은 4월 4일 서울에서 승용차에 '비타500' 상자를 싣고 출발해 오후 4시쯤 부여 선거사무소에 도착해 2시간 정도 머물며 이 총리를 만난 뒤 돌아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이패스 이용 내역을 분석하면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직접 입증할 수는 없지만 성 전 회장 등의 독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이 총리 지지 모임인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 관계자를 구속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자신이 대표인 시내버스 회사 자금 6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완사모 자문 임원단 회장으로 알려진 이모씨(61)씨를 지난 16일 구속했다.

이씨가 이 총리의 외곽조직 '완사모'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씨의 구속은 이 총리에 대한 수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씨의 사건을 "필요하면 가져다 보겠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이 총리 측이 성 전 회장과 독대했다는 증언을 반박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 총리의 측근인 김모씨는 지난 15일 새벽부터 이 총리의 선거 당시 운전기사였던 A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이 총리가 '4월 4일' 충남 청양을 경유해 부여에 간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당시 홍성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을 마치고 청양을 거쳐 부여에 왔다면 성 전 회장과 독대했다는 시간을 넘겨 도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있지도 않은 동선을 늘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증거인멸 혐의 검토 여부에 대해 "당연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수사가 비교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법리검토를 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총리에 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수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일단 물밑에서 조용한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다음주 후반에는 이 총리 측 회계책임자와 이 총리와 성 전 회장 측 운전기사 등 주요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한 뒤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 이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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