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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종합

박현경 기자 입력 02.23.2015 08:15 AM 조회 6,887
어제 저녁 헐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관련 소식, 박현경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다.

  1. 먼저 주요상을 정리해보겠다. 어제 시상식에서는 영화‘버드맨’이 주요상을 휩쓸었죠?




네, 그렇다.

‘버드맨'은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로, 수퍼 히어로 '버드맨'으로 톱스타의 인기를 누렸던 헐리우드 배우가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려냈는데요.

'버드맨'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을 이렇게 4개 주요상을 받았다.

‘버드맨’은9개 부문이라는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었는데 이 가운데 4개의 주요상을 차지한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올초 미국감독조합상과 미국배우조합상에서도 ‘버드맨’은 각각 감독상과 캐스팅상을 받았었는데요.

역시 예상대로 ‘버드맨’이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을 비롯한 주요상을 휩쓸었다.

당초 ‘버드맨’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놓고 영화 ‘보이후드’와 경합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왔었습니다만 ‘보이후드’는 여우조연상을 받는데 그쳤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에서 엄마 역할을 맡았던   패트리샤 아퀘트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런가하면 '버드맨'과 함께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던 웨스 앤더스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미술상과 의상상, 분장상, 음악상을 받는 4관왕에 올랐다.



  1. 남녀주연상을 비롯한 다른 부문 상도 좀 정리해보죠?




네, 남우주연상은 the theory of everything, 한국제목으로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영화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 역할을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이 수상했다.

영국 출신인 에디 레드메인은 영화에서 루게릭 병에 걸린 스티븐 호킹 박사의 러브 스토리를 실감나게 연기했는데요.

에디 레드메인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나서 스티븐 호킹 박사 그리고 호킹 박사 자녀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스틸 앨리스’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교수 역을 열연한 줄리안 무어가 탔다.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줄리안 무어는 무대에 올라 "오스카상을 타는 것은 아마 수명을5년 연장시킬 것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남편이 연하니까 내가 오래 살아야 한다"는 농담으로 시작해 "이 영화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도움을 받았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남녀조연상에서도 이변은 연출되지 않았다.

남우조연상은 영화 ‘위플래쉬’의 J.K.시몬스에게, 그리고 여우조연상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에게 각각 돌아갔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가 받았다.



디즈니는 이번 수상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한 개 더 추가해 이 부문에서 총 10개의 트로피를 보유하게 됐다.

외국어영화상은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이다'가 받았다.

미 국가안보국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전 요원의 이야기를 담은 '시티즌포'는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또 영화 '인터스텔라'는 시각효과상을 받는데 그쳤다.

어제 시상식은 대체로 이변 없이 예상대로 흘러갔다는 평가다.



  1. 아카데미 시상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화려한 배우들의 드레스와 턱시도 그리고 수상소감인데요.   어제도 역시 화려했죠?




네,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배우들의 레드카펫 등장부터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했구요.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맡았는데 재치있는 입담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재미를 더했다.

수상소감에서도 역시 눈에 띄는 게 많았는데요.

어제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숀 펜은 봉투에 적힌 수상자의 이름을 보더니 “누가 이 사람에게 그린카드를 줬지?”라며 ‘버드맨’ 멕시코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를 호명했다.




숀 펜의 발언은 이민자에 대한 차별을 양산하고 있는 이민 정책을 비꼰 것이었다.

무대에 오른 이냐리투 감독은 친한 친구 사이인 숀 펜과 얼싸안으면서 기쁨을 나눈 후 마이크를 잡았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에 두 명의 멕시코인들이 수상한 것을 본 연방 정부가 조만간 아카데미에 이주 제한 기준을 적용할 지도 모르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냐리투는 “미국은 이주민들이 세운 놀라운 나라”라며 “지금 미국에 유입되고 있는 이주민들도 미국을 건국했던 초기 이주민들과 다를 바 없는 존엄성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각색상을 수상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그레이엄 무어는 수상소감을 통해 자신이 10대 시절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여우조연상을 탄 패트리샤 아퀘트가 수상소감을 말하자 메릴 스트립은 발을 구르며 환호성을 질러 눈길을 끌었는데요.

패트리샤 아퀘트는 “이 나라의 모든 납세자와 시민들에게 생명을 준 여성들은 남성들과 평등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제 시상식에서는 기념 공연도 풍성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50년을 기념해 헌정 공연을 펼쳤다.

주제가상을 받은 영화 '셀마'의 '글로리'를 존 레전드가 부른 것을 비롯해 영화 비긴 어게인의 '로스트 스타즈', 애니메이션 레고무비의 '에브리띵 이즈 어썸' 등의 노래가 시상식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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