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포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 인상적이었다.
30대 후반 여성이 거래처 직원인 40대 초반 남성과 연애를 시작했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대시해서 사귀게 됐는데 누구 소개도 아니고, 겹치는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다니는 회사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고 한다.
둘 다 꽉찬 나이라서 진지하게 연애를 하고 싶어 서로 혼인관계증명서를 보여주자고 했다고 한다. 상대 입장을 생각해서 본인 것을 보여주면서 얘기를 했는데, 자기를 못 믿느냐며 화를 내더니 그날부터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연을 읽다 보니 몇 년 전 일이 생각났다. 서로 만족할 만한 남녀를 소개해서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남성이 불만을 털어놓았다. 예비 장인이 호적등본과 건강진단서를 보여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표현방식에 문제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자식이 새로운 인생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시작하게 하려는 부모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크게 문제 될 일이 없다. 오히려 부모가 요구하기 전에 남녀가 자신의 상황을 확인시켜 주는 게 맞다.
예비부부가 건강진단을 받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선우 커플닷넷이 전국의 미혼남녀 300명에게 ‘행복한 결혼의 조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에 이어 ‘가족의 건강’이 2위를 차지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결혼하는 것,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최고의 결혼선물이다.
가능하다면 서로 신용카드내역서도 공개하는 게 좋다. 만남 현장에서 보면 경제관념이 있거나 재테크에 관심있는 상대를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번들 씀씀이가 헤프면 소용없다. 결국 경제력은 보유재산과 현재의 수입 외에 경제관념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